의대 모집인원 동결 뒤 치른 첫 수능 상위권 변별력 강화… ‘사탐런’ 변수
“수능 끝” 인증샷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13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고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수험표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교육계는 상위권을 겨냥한 변별력 있는 문제가 나오면서 지난해에 비해 국어, 수학, 영어 영역 모두 어렵게 출제됐고, 특히 국어와 영어는 2024학년도 수준에 육박할 정도로 ‘불수능’이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올해 수능에서는 늘어난 지원자 상당수가 재학생인 데다, 의대 모집 인원 동결로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 대열에 합류하지 않은 최상위권이 많아 수험생들의 전반적인 체감 난도는 더 높았을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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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성적 통지일은 12월 5일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7일 오후 6시까지 수능 문제,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고 25일 오후 5시 정답을 확정 발표한다.
‘열팽창’ 묻는 국어, 수학은 ‘함수추론’ 어려워… 상위권 변별력 강화
[2026학년도 수능]
국영수 모두 작년보다 어렵게 출제… 초고난도 ‘킬러문항’은 안보여
영어 1등급 절대평가후 최저 전망… 탐구 영역 점수가 정시 가를듯
국영수 모두 작년보다 어렵게 출제… 초고난도 ‘킬러문항’은 안보여
영어 1등급 절대평가후 최저 전망… 탐구 영역 점수가 정시 가를듯
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지난해보다 국어와 수학, 영어 영역 모두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국어와 영어 영역은 의도적으로 꼬아 낸 초고난도 ‘킬러 문항’이 없었는데도 ‘불수능’이라고 평가됐던 2024학년도 수준이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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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어, 복합 관계 파악 변별력 높여
EBS 수능 교재에서 공통과목 중 독서는 4개 지문 모두, 문학은 8개 작품 중 3개가 연계됐음에도 수험생 집단 차이로 체감 난도가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독서는 지문에서 단편적인 개념 의미뿐 아니라 개념과 개념 간 종합적 관계를 파악하게 하는 방식으로 문제가 나와 변별력을 높였다.
열팽창 현상을 소재로 한 지문을 제시한 뒤 열팽창 계수와 곡률, 휨 민감도, 반응 완료 시간 등 의미를 파악해 보기의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묻는 12번 문제(홀수형 기준)가 고난도였을 것으로 분석됐다. EBS 수능 교재에 나오는 지문을 활용했다지만, 수험생들은 과학기술 지문을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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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과목인 수학Ⅰ과 수학Ⅱ에서 좀 더 어려운 문제를 출제해 최상위권과 상위권의 변별력을 갖추려 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EBS 수학 대표강사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함수 극한 성질을 이용해 함수를 추론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수학Ⅱ 21번이 가장 어려운 문제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4학년도에 가장 어려웠던 문항과 비슷한 맥락이지만 그 정도 수준은 아니고, 사교육에서 배운 스킬보다 개념을 정확히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지수함수와 로그함수의 그래프 추론 문제인 수학Ⅰ 22번도 계산량이 많고 상위권을 변별할 것이라는 평가다.
9월 모의평가에서는 선택과목 미적분, 기하, 확률과 통계 간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가 3점에 불과했는데 이번 수능에서는 이를 조정하면서도 인문계열이 주로 택하는 확률과 통계를 좀 더 어렵게 출제하고, 자연계열이 많이 보는 미적분은 약간 평이해 선택과목 간 점수차를 줄이려 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 탐구 영역 점수 따라 정시 유불리 갈려
영어 영역도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비율이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이후 최저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역대 최저는 2024학년도의 4.7%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1등급 비율이 3% 후반대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상대평가일 때보다 1등급(4%) 비율이 낮은 것”이라고 말했다. 영어 영역이 평이하게 출제되면 문제없지만 1등급 비율이 낮으면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맞추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이번 수능에서는 탐구 영역 중 사회탐구를 2과목 전부 혹은 1과목 선택한 수험생이 전체 지원자의 77.3%에 이른다. 지원자가 많이 몰린 사회탐구 과목이 다른 과목보다 쉽게 출제됐다면 고득점자가 많을 것이고 국어, 수학 영역의 아쉬운 점수를 충분히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다른 과목 선택자는 아무리 대학에서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한다고 해도 점수 격차를 극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