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삼성전자가 최근 상설조직으로 격상시킨 사업지원실에 인수합병(M&A) 전담 조직을 새로 설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구상하는 ‘뉴 삼성’ 실행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사업지원실 안에 기존 발표했던 전략팀, 경영진단팀, 피플(인사)팀 등 3개 팀 외에 M&A팀을 신설했다. 7일 사업지원실 격상 이후 일주일 만에 조직을 새로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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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팀장은 삼성전자 내 ‘빅딜’ 전문가인 안중현 사장이 맡았다. 안 사장은 1986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2015년부터 미래전략실, 사업지원TF 등에 근무하면서 대형 M&A를 이끌어왔다. 2022년 삼성글로벌리서치 미래산업연구본부를 거쳐 지난해 4월 삼성전자 경영지원실로 자리를 옮긴 뒤, 이번 인사를 통해 사업지원실 M&A팀장을 맡게 됐다.
안 사장은 2017년 삼성전자 역대 최대 M&A였던 하만 인수(당시 환율 기준 9조2000억 원)를 비롯해, 올해 8년만의 조단위 거래였던 유럽 공조업체 플랙트 인수(약 2조5000억 원) 등에서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사장은 삼성이 과거 방산과 화학 등 비핵심 계열사를 한화와 롯데에 넘길 때도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사업지원TF에서 M&A를 담당하던 임병일 부사장과 최권영 부사장 등도 M&A팀에 합류했다.
산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사업지원실 내에 M&A팀을 신설하면서 향후 대형 M&A를 통해 신수종 사업 확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삼성은 국내외 각종 M&A 인수자 후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행동에 나서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기존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반도체를 비롯해 인공지능(AI)과 로봇, 디지털헬스케어 등이 삼성의 주요 인수 대상 업종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인수 대상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M&A팀 신설을 통해 삼성내 비핵심계열사 및 자산 매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은 2016년 미국 휴렛팩커드(HP)에 프린팅솔루션사업부를 매각한 뒤 10년 가까이 내부 사업부를 매각하는 거래를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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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