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브라운 예일대 의과대학장 인터뷰 지난달 고려대-예일대 공동포럼… 의사과학자 양성 핵심은 ‘호기심’ 학생이 궁금한 것 탐구하게 지원 한국 의대, ‘지식 암기’ 교육 탈피… ‘어떤 질문 던질 것인가’ 가르쳐야
낸시 브라운 예일대 의과대학장이 지난 10월 28일 열린 2025 Yale-KU 공동포럼에서 ‘의사과학자 양성’을 주제로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고려대의료원 제공
지난 10월 28일 고려대 의과대학 본관에서 열린 이번 포럼은 ‘기초 및 임상 신경과학’을 주제로 열린 행사로 양교 주요 보직자와 연구진이 대거 참석했다. 예일대에서는 낸시 브라운 학장을 비롯해 앤서니 콜레스키 연구부학장, 스테판 스트릿매터 카블리연구소장, 에밀리 길모어 응급신경과장, 네다드 세스탄 유전자편집센터장, 임장후 유전학대학원 공동책임자 등이 함께했고 고려대에서는 김동원 총장, 윤을식 의무부총장, 편성범 의과대학장, 황선욱 연구부학장, 노지훈 생리학교실 교수, 김정빈 신경과 교수, 한기훈 뇌신경과학교실 교수, 선웅 해부학교실 교수 등이 참석했다.
낸시 브라운 예일대 의과대학장에게 이번 공동포럼의 의미와 향후 양교 협력 방향, 의사과학자 양성에 대한 교육 철학을 들어봤다.
광고 로드중
“이번 공동포럼은 양교가 서로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고 배우는 훌륭한 장이었다. 서로 다른 전문성을 가진 의사와 과학자들이 함께 문제를 해결할 때 혼자서는 도달하기 어려운 성과를 훨씬 빠르게 낼 수 있다. 이미 의사과학자 양성 등 여러 분야에서 공통 관심사가 발전하고 있다.”
―올해 포럼은 ‘신경과학’에 초점을 맞췄다. 인상 깊었던 발표가 있다면….
“모든 발표가 의미 있었지만 특히 희귀 신경질환의 원인뿐 아니라 일반적인 신경계 질환에서 나타나는 생물학적 이상 과정을 규명하려는 연구자들의 발표가 매우 인상 깊었다.”
―기조 강연에서 ‘의사과학자는 기초과학에 대한 탄탄한 기반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중요한 자질은 무엇인가.
“탁월한 의사과학자는 지적 호기심이 많고 성실하며 환자에 대한 책임감과 학문 발전에 대한 열정을 함께 갖춰야 한다. 그중에서도 ‘호기심’이 핵심적인 특성이다. 또한 연구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모르는 불확실성을 편안히 받아들이는 태도 역시 중요하다.”
2025 Yale-KU 공동포럼에서 예일대 의대 낸시 브라운 학장, 고려대 김동원 총장, 윤을식 의무부총장, 편성범 의과대학장 등 주요 참석자들이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예일대와 고려대는 최근 ‘글로벌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어떤 시너지를 기대하나.
“협약을 통해 고려대 의대 학생들이 예일대 의대에서 멘토의 지도를 받으며 연구를 수행하고 역량을 쌓은 뒤 귀국할 수 있다. 반대로 예일대 학생들도 고려대에서 새로운 의학적 접근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서로의 모범 사례를 공유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예일대 대표 프로그램인 ‘제인웨이 소사이어티’는 훈련을 마친 의사과학자의 경력 개발을 지원하는 제도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고려대의 인재 양성 시스템과 충분히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광고 로드중
“연구자들이 직접 만나 성과와 의견을 교류하는 자리는 서로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준다. 실제로 지난 두 차례의 만남을 통해 이런 효과를 확인했다.”
―예일대는 ‘학생 주도 학습’을 강조하는 교육 시스템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철학이 의사과학자 양성에 어떤 역할을 하나.
“성공적인 의사과학자에게 호기심은 가장 중요한 특성이다. 예일대의 의학 교육 시스템은 학생들이 스스로 궁금증을 따라 탐구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이런 교육이 바로 호기심을 길러주는 핵심이다.”
―연구 중심 교육을 강화하려는 한국 의대들에 조언한다면….
“단순히 지식을 암기하는 교육이 아니라 ‘어떻게 배우고, 어떤 질문을 던질 것인가’를 가르쳐야 한다. 또 학생들이 실제 의사과학자의 모습을 자주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려대 의과대학에는 훌륭한 의사과학자 롤모델이 많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 사이언스가 의학 연구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예일대는 이를 어떻게 교육과 연구에 통합하고 있나.
광고 로드중
―예일대와 고려대의 향후 협력 비전은 무엇인가.
“이번 공동포럼을 통해 고려대 의과대학의 연구 수준과 비전을 깊이 느꼈다. 앞으로도 양교가 열린 교류와 협력, 함께하는 발견을 통해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어가는 미래를 기대한다.”
최해진 기자 haeha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