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0월 백악관 회담서 지도 던져’ 외신 보도 부인 “찰스 3세 英국왕, 트럼프 우크라 지지 설득 역할” “푸틴, 우크라 종전 전 유럽서 제2 전선 구축할 수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키이우=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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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며 관계가 “정상적이고 건설적”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뷰에서 지난달 17일 백악관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압박하면서 계속 욕설을 퍼붓고 전장 지도를 던졌다는 외신 보도를 부인하며 이같이 말했다.
당시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종전안을 받아들이라고 압박하면서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파괴하겠다고 했다”고 경고했고, 전황 지도를 “지긋지긋하다”며 한쪽으로 던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전화 통화 직후 이뤄졌고, 우크라이나가 원했던 ‘토마호크’ 장거리 순항미사일 지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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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전 세계가 트럼프 대통령을 두려워하지만 나는 아니다. 미국과 우리는 적이 아니라 친구”라면서 “그런데 왜 두러워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미국의 우리의 전략적 파트너이며, 양국은 깊은 공통 가치관을 공유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더 긍정적으로 나서도록 설득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 영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찰스 3세 국왕과 일대일로 회동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왕은 우크라이나에 매우 지지적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존경하는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뷰는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으로 정전이 반복되는 키이우 대통령궁에서 진행됐다. 가디언은 이날 인터뷰 중에도 두 번이나 정전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게 바로 우리의 일상 생활”이라면서 쓴웃음을 지었다고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과 미국의 방공 시스템 지원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도움을 요청하되 지나친 압박은 지원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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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러나 “러시아는 막대한 병력, 17만 명이나 투입했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사상자만 많이 발생헀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지난달에만 군인 2만5000명이 사망하거나 부상했는데, 이것은 역대 최다 기록”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아울러 “러시아는 유럽 전역에 하이브리드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전선을 시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기 전 러시아는 다른 유럽 국가를 상대로 제2의 전선을 구축할 가능성이 있다”며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점령한 뒤 유럽 다른 곳으로 갈 수 없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그는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2019년 취임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2022년 러시아의 전면 침공 후 4년째 전시 대통령으로 있다.
그는 어떻게 견뎌왔느냐는 질문에 “글쎄요, 논리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나는 우크라이나와 우리 국민을 정말 사랑한다. 전쟁 때문에 지금 우크라이나는 힘들지만, 나는 이곳에서 함께 있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누구도 외부에서 어떤 것도 강요해선 안 된다. 나는 그저 존중받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협박당하거나 살해당하지 않는 세상 말이다. 나는 그런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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