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특검, 자택 압수수색에서 확보 특검, 건넨 사람 추정할 메모지 확보 2023년 3월 이후 받았을 가능성 “대통령실서 정식선물로 통과” 주장도
김건희 여사가 4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3 문화예술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3.1.4 대통령실제공
● “당선 감사” 적힌 메모지도 확인
7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전날 김 여사 자택에서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의 재킷 16점과 팔찌 4개, 벨트 1세트(4개) 등을 압수하는 과정에서 로저비비에의 클러치백을 확인했다. 압수수색 현장엔 이 가방과 함께 건넨 메모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엔 “김 의원의 당대표 당선을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취지의 내용이 적혀있었다고 한다. 특검은 곧바로 법원에서 추가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이 가방을 확보했다.
특검은 현장에 있던 메모지 내용 등을 토대로 김 여사가 이 가방을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끝난 이후 받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 등을 수사하고 있다. 특검은 김 의원 측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2023년 3월 8일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후 3월 17일 감사의 뜻을 전하며 가방을 전달한만큼 대가성이 있는 선물인지 법리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김 여사 변호인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김 여사에게 물어봐야 알 수 있다”며 “현재로선 정확한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당시 대통령실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대통령실에서 선물로 정식 통과된 물건으로 안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김 의원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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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이 확보한 로저비비에 가방은 구매 당시 가격이 100만 원 초중반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여사는 올 8월 특검에 처음 출석할 당시에도 로저비비에의 검은색 낮은 구두를 신었고, 2022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렸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환영 만찬에도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들고 나타났다.
● 金 측 “그라프 목걸이 DNA 감정 맡겨 달라”
특검이 확보한 디올 재킷, 벨트, 팔찌 ‘3종 세트’는 그간 김 여사가 보유하던 디올의 재킷과 벨트, 팔찌 제품 전체라고 한다. 특검은 이 중에서 용산 대통령 관저 인테리어 공사를 맡았던 영세 업체 21그램 대표 부인 조모 씨가 2022년 4~8월경 관저 공사 수주를 바라고 건넨 제품이 어떤 건지 가려내고 있다. 2022년 3월 다른 회사가 관저 공사를 의뢰받았다가, 21그램이 돌연 2022년 5월 관저 공사를 경쟁 없이 수의계약으로 따낸 배경에 대해 특검은 특혜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김 여사 측은 “특검은 압수 제품을 특정하지 못하고 디올 제품 전체를 가져가려 했는데, 이는 위법한 압수수색”이라며 법원에 준항고를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 여사의 변호인은 7일 김 여사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수수했다는 혐의를 받는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에 대해 “전문 기관에 유전자(DNA) 정보 감정을 맡겨 달라”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목걸이 잠금장치나 체인 부위 등에서 김 여사의 피부 등 DNA가 검출되는지 확인해 보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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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7일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해 위증과 직무유기, 국정원법(정치 관여 금지) 위반 등 7가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