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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 둘째 아이가 고3인 첫째에 혹시라도 독감 옮길까 친정집에 보냈어요.”
이달 13일 수학능력시험을 코 앞에 둔 고3 학부모들이 ‘독감 유행’으로 비상에 걸렸다. 올해 독감이 예년보다 더 빨리 찾아왔고 확산 속도도 빨라 학부모들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둘째 아이를 친정에 보냈다는 한 학부모는 “둘째 반 아이들 절반이 독감에 걸렸다고 해서 혹시 몰라 첫째와 격리했다”며 “첫째가 다음 주 수능까지 아무 탈 없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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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독감은 예년보다 빠르고 일찍 찾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환자 수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독감 증상 환자 수(1000명당 3.9명)보다 5.8배가량 많은 수치다.
재수생들이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시행일인 4일 오전 서울 양천구 종로학원 고사실에서 시험지를 배부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12월 중순 무렵 유행 주의보가 발령된 후 빠르게 환자가 늘어 1월 초 유행 정점 때는 최근 10년간 가장 많은 환자가 기록됐는데, 질병청은 지난달 시작된 이번 유행 규모도 지난 절기와 유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번 독감은 어린이와 청소년에 집중되는 모양새다. 지난주 7~12세 독감 증상 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68.4명으로, 유행 기준의 7.5배, 1~6세는 1000명당 40.6명, 13~18세는 34.4명이었다.
이 때문에 어린이 독감 환자가 몰리는 소아과도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김모 씨는 “7세 아들이 독감에 걸려 소아과에 갔는데, 대기만 1시간 30분이었다”며 “아이가 독감에 걸려 유치원도 못 가게 돼 연차를 썼다”고 했다.
질병청은 본격적인 겨울철을 앞둔 지금이 호흡기 감염병을 막기 위한 예방접종 적기라고 했다. 65세 이상과 임신부, 생후 6~13세 어린이는 독감 백신을 무료로 맞을 수 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