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中, 핵1위 美 잡으려해”… 33년 중단된 핵실험 재개 공언 푸틴 “심각 사안, 美가 하면 우리도”… 핵무기 실험준비 제안서 제출 지시 우크라 휴전 갈등속 핵경쟁 강화
그러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한 5일 각 부처에 “핵무기 실험 준비 제안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하며 미국에 대응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이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이 깊어지면서 핵 경쟁 또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美 ICBM ‘미니트맨’ 시험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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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1시 반경 미국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미니트맨3’가 시험 발사되고 있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핵무기 실험 준비 제안서 제출을 자국 관계기관에 지시하며 맞불을 놓았다. 사진 출처 반덴버그 기지 웹사이트
미군은 이날 ICBM 체계의 신뢰성, 작전 준비 태세, 정확성 등을 평가했다. 시험 발사된 미니트맨3는 4200마일(약 6720km)을 날아 당초 목표했던 남태평양 마셜제도의 로널드 레이건 탄도미사일방어 시험장에 정확히 떨어졌다. 미니트맨3의 시험 발사 사실이 공개된 건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3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 푸틴 “미국이 하면 우리도 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모스크바에서 국가안보회의를 주재하면서 외교 및 국방부, 정보기관, 관련 민간 기관에 “(미국의) 핵실험 관련 정보를 최대한 수집 분석해 핵무기 실험 준비 착수 가능성에 대한 합의된 제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미국의 핵실험 재개 움직임을 “매우 심각한 사안”으로 규정하면서 “미국 등 다른 핵보유국이 핵무기를 시험한다면 러시아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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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 또한 “지금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행동에 제때 대응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잃게 될 것”이라며 “핵실험 준비에 필요한 기간은 그 유형에 따라 수개월에서 수년에 이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푸틴 정권은 지난달 26일 신형 핵추진 순항미사일로 사정거리가 사실상 무제한인 ‘부레베스트니크’의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흘 뒤에는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첨단 수중 무인기(드론) ‘포세이돈’의 시험 발사에도 성공했다고 주장하며 연일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두 나라의 이런 행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로이터통신은 “세계 최대의 핵무기를 보유한 두 나라가 지정학적 긴장을 급격히 고조시킬 수 있는 단계를 향해 빠르게 가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또한 “두 나라가 핵실험을 강행하면 핵 긴장이 냉전 정점 이후 전례 없는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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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