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유수지 한류 K팝 조성사업 재검토 필요
박강수 마포구청장. 마포구 제공
이 시기 BTS의 문화적 파급력은 사회, 문화적 가치로 확장되었으며, 경제적 효과도 막대했다. 전 세계 팬들이 한국을 찾아 공연장을 방문하고, 관련 상품을 구매하며,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그들은 한류 산업의 성장을 넘어 국가 브랜드의 위상을 높인 문화 외교관이었다.
한류의 폭발적 확산 속에서 국내에서는 K팝 전용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당시 국내 공연장은 해외 팬 수요나 대형 콘서트를 감당하기 어려워서 정부는 콘텐츠 산업 진흥계획을 세우고 한류 랜드마크 공연장과 체험관, 박물관 조성사업을 추진했다. 마포구도 이에 맞춰 마포유수지 일대에 K팝 복합공연관광 콤플렉스 조성 계획을 수립했다. 한강변 입지와 접근성을 고려하면 매력적인 구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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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주민 의견이었다. 올해 1월 구민 9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81%가 체육시설을 선호했고, 공연장은 6%에 불과했다. 7월 구민 89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스포츠센터(40.4%)와 문화체육복합시설(36.3%)을 원하는 응답이 76.7%에 달했다. 이는 단순한 여론이 아니라 행정이 반영해야 할 정책 피드백이다.
사업 타당성 용역 결과도 이를 뒷받침했다. 인근 유사시설로 공연 수요가 분산되고, 입지와 규모 모두 K팝 전용공연장으로 부적합했다. 경제 편익(B/C)은 0.618, 수익성지수(PI)는 0.689로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이외에도 객관적 수요, 유사 시설 운영현황 등을 고려해 시설 필요성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중앙투자심사 결과에 따라 국·시비 추가 확보도 불투명하게 되었다.
마포유수지 인근은 대규모 주거지역임에도 생활체육공간이 부족하다. 반면 최근 개관한 마포365구민센터는 높은 이용률과 호응을 얻고 있어 체육시설에 대한 수요를 명확히 보여준다. 복합체육시설은 건강증진과 복지 효과 등 공공편익을 창출하며 세대가 함께하는 문화공간으로 지역 활력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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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마포에 필요한 것은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는 건강한 도시, 생활 중심의 공공시설이다. 데이터에 기반한 합리적 판단, 구민의 뜻에 귀 기울이는 행정, 그리고 지속 가능한 도시의 비전을 세우는 일이 지금 마포가 나아가야 할 길이다.
박강수 마포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