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비욘드 페임’ 전시 중 김완선 작품. 갤러리마리 제공
곱슬머리의 여자, 그물 무늬 재킷을 입은 사람, 격자 모양이 그려진 벽지 앞에 누운 사람…. 서울 종로구 갤러리마리에서 그림 곳곳에 구불구불한 선이 보이는 연작 그림 ‘인연, 그물’을 선보인 가수 김완선 씨(56)는 최근 전시장에서 만나 이렇게 말했다.
‘아트 비욘드 페임’ 전시 중 김창훈 작품. 갤러리마리 제공
전시장 한쪽엔 김 씨의 그림이, 다른 쪽엔 밴드 ‘산울림’의 김창훈 씨(69)가 그린 추상화들이 걸렸다. 이 전시는 무대 위에서 주목 받는 삶을 살았던 두 뮤지션이 솔직한 내면을 표현한 그림을 모은 ‘아트 비욘드 페임’(Art Beyond Fame)이다. 지난달 15일 개막해 김완선 씨의 작품 10여점, 김창훈 씨의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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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선의 ‘인연, 그물3’. 갤러리마리 제공
김완선 씨의 그림은 피에로 분장을 한 여자, 서로 다른 곳을 보는 남녀, 침대에 누운 여자 등 주로 사람이 등장한다. 만남과 헤어짐의 순간이나 자화상 같은 그림이 다수다. 반면 김창훈 씨의 그림은 추상 회화가 주를 이룬다. 최근 1년간 100점 넘게 그림을 그렸는데, 음악을 들으면서 느낄 수 있는 심상이나 리듬을 선과 색면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튤립 인 화이트’ 같은 꽃 정물이나 ‘아파트 인 레드’ 등 도시 풍경, ‘아다지오 인 화이트’를 비롯해 음악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 등이다. 자화상도 있는데, 다른 그림들은 선과 면이 깔끔하게 나눠진 데 비해 비교적 거칠게 마무리가 된 미로 같은 형태를 볼 수 있다.
김창훈의 ‘Who am I, Pink & Orange’. 갤러리마리 제공.
음악이 본업인 두 사람의 작품은 미디어로 접했던 연예계 스타들의 말로 다할 수 없었던 내면의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전해준다. 전시 부제도 ‘명성 뒤에 숨겨진 인간적 감정과 표현’이다. 1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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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