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APEC] 제재 완화 카드에도 호응 안한 北 한미 연합훈련 중단 등 조건 높일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2019.06.30.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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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언젠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할 것”이라며 방한 기간 북-미 정상회동이 사실상 무산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가 해결되는 것이 상식에 맞다”며 북-미 회동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제재 완화 카드에도 호응하지 않은 북한이 대화 조건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트럼프 “미-북 관계 해결이 상식”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경주 국립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한반도는 공식적으로 여전히 전쟁 상태지만, 그 모든 것을 바로잡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찾겠다”고 밝혔다. 이어 “난 김 위원장을 잘 알고 있고, 매우 잘 지낸다. (하지만) 이번엔 시간을 맞추지 못했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께서 회담을 요청하고 언제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한 그 자체만으로도 한반도에 상당한 평화의 온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아직까진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진정한 내심을 잘 수용 못 하고 이해를 못 해 불발되기는 했지만 또 하나의 씨앗이 돼 한반도에 거대한 평화의 물결을 만드는 단초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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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 따르면 북한의 순항미사일이 포착된 시간은 28일 오후 3시경으로, 같은 시간대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와 미국 대통령 전용헬기 ‘머린원’을 타고 미 7함대의 모항인 요코스카 기지를 찾아 조지워싱턴 핵추진 항공모함에 동승했다.
● 北, 북-미 대화 조건 높일 듯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 완화 검토 발언에도 호응하지 않으면서 대화 조건을 한층 높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 등 적대시 정책 철회를 노골적으로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 말 한마디에 흔들려서 만나자고 나오기에는 여건이 충분히 조성이 안 됐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또한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계속 추진하겠다고 한 만큼 앞으로 김 위원장을 불러내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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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경주=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