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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못 믿는다면서 파견?”… 檢 내부 ‘관봉권·쿠팡 상설특검’ 반발

입력 | 2025-10-27 13:53:38

해병특검 압수수색 당한 박철완 “李, 특정 사안 언급 온당한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모습 ⓒ 뉴스1 


법무부가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 의혹’과 ‘쿠팡 퇴직금 수사외압 의혹’을 상설특검에 넘기기로 한 것을 두고 검찰 내부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를 지낸 공봉숙 서울고검 검사(사법연수원 32기)는 지난 24일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검사를 못 믿어서 하겠다는 이번 상설특검, 검사와 검찰수사관 등의 파견을 반대한다”면서 “비위 의혹이 제기돼 쌍방 감찰 중인 사건에 대해 국회에서 일방의 잘못이 확정된 것인 양 몰아붙이는 것도 모자라, 마치 ‘이래서 검찰이 비리 집단이고 폐지돼야 마땅하다’는 식으로 이용되는 것에 대해 검찰의 일원으로서 몹시 불쾌하고 매우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앞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24일 관봉권 의혹과 쿠팡 퇴직금 수사 외압 의혹 사건을 상설특검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정 장관은 “의혹의 당사자가 검사라 대검찰청에 강력한 감찰을 지시했지만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엔 굉장히 부족하다”며 “조사 대상자가 검사기 때문에 결국 제 식구 감싸기란 의심을 거두기 쉽지 않다”며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선 객관적이고 제3자인 특검이 다시 한번 엄중하게 들여다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의 상설특검 결정에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3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근 국정감사에서 일부 사정기관에 대한 문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이 그 실상을 보고 참으로 입을 벌릴 정도로 놀라고 있다”며 “누구보다 공명정대해야 할 사정기관 공직자들이 질서 유지와 사회 기강을 확립하는 데 쓰라고 맡긴 공적 권한을 동원해 누가 봐도 명백한 불법을 덮거나, 없는 사건을 조작하고 만들어 국가 질서를 어지럽히고 사적 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이 국정감사 과정에서 제기된 검찰의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관봉권 의혹의 경우 최근 대검 감찰부가 “관봉권 관리 과정에서 실무적인 과실은 있지만 증거 은폐를 위한 지시는 없었다”는 취지의 감찰 결과 의견을 법무부에 전달했다.

당초 법무부는 대검 의견 등을 종합해 징계 대상자와 수위를 결정할 전망이었지만, 상설특검으로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와 관련해 공 검사는 “정치권에서 제기한 다른 감찰 사건들도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면 전부 특검을 할 것인가”라며 “검사들을 못 믿고 대검 감찰을 못 믿어 중립적인 제3의 기관인 상설특검까지 간다는 것이니, 제발 그 중립성은 철저히 지키고 가난해서 다 쓰러져가는 집의 기둥뿌리까지는 뽑지 말라. 없는 형편에 검사 5명, 공무원 30명은 적은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최근 순직해병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에게 압수수색을 받은 박철완 부산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장(연수원 27기)은 “공 (전) 차장의 의견에 한 점 이의 없이 전적으로 찬성한다”며 “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특정 사건에 대해 수사 개시 전에 사안의 성격을 규정하는 언급을 공개적으로 한 행위가 온당한지 많은 이들이 깊이 고민했으면 한다. 이런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고 호응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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