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금융정보법 시행뒤 유입 급감… 2021년 5조6666억→작년 25억원 강력한 외국인 규제로 유동성 부족… 내수시장 속 제로섬 게임에만 치중 국내 코인 비싼 ‘김치 프리미엄’ 심화… “외국인 자본 들어와야 시장 커져”
강력한 외국인 규제로 유동성이 부족해지자 국내 코인이 국제 시세보다 비싼 ‘김치 프리미엄’이 심화하고 있다. 국내 거래소들이 내수시장 속 제로섬 게임에만 치중하는 가운데 국내 코인 시장이 고립된 갈라파고스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외국인 국내 코인 거래 사실상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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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국내 거래소 계좌를 가졌던 외국인들의 투자자금 순유출도 꾸준하다. 2021년에는 외국인 순유입액이 1조3463억 원 규모였다. 하지만 2022년(―1037억 원), 2023년(―217억 원), 2024년(―90억 원) 등 매년 순유출이 나오고 있다. 올해는 9월까지 순유출 규모가 31억 원이었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거래소에서는 외국인 이용자가 거의 의미 없는 수준이 돼 버렸다”고 했다.
예를 들어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에서 거래하려면 외국인을 포함해 누구나 케이뱅크 계좌가 필요하다. 빗썸은 국내 거주 여부를 불문하고 모든 외국인의 신규 가입을 받지 않고 있다. 글로벌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는 이용자가 여권, ID카드(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등을 제시하면 거래소 계좌를 만들 수 있는 것과 대비된다.
● 유동성 부족 속 ‘김치 프리미엄’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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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유입이 막히니 국내 거래소들은 국내 시장 나눠 먹기 경쟁에만 몰두하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는 사이 고객신원확인(KYC) 절차가 간단한 바이낸스를 비롯한 해외 플랫폼들은 국내 이용자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23년 5월 한 달 동안 바이낸스 거래 중 한국인의 비중이 13%에 달했다.
정구태 한국핀테크산업협회 디지털자산인프라협의회장은 “가상자산 산업이 사실상 제도권으로 편입된 지금 국내 시장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출 필요가 있다”며 “건전한 외국인 자본도 어느 정도 들어와야 시장이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