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 방문객 꾸준히 늘었지만 CCTV 부족… 보안인력 200명 감축 막대한 보험료에 유물보험 손놓아… 佛당국, 수사팀 보강해 범인 추적 지난달 자연사박물관 금덩이 도난… 훔친 中여성 스페인서 체포해 이송
20일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이 전날 발생한 왕실 보석 도난 사건으로 임시 휴관에 들어간 가운데 이를 모르고 방문한 관람객들이 정문에서 대기하고 있다. 도난품은 나폴레옹 1세 부인의 에메랄드 목걸이 등 18, 19세기 왕실 보물 8점으로 시가로 8800만 유로(약 1460억 원)에 달한다. 파리=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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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도난당한 왕실 보석의 가치가 8800만 유로(약 1460억 원)에 이른다고 현지 수사 당국이 21일 밝혔다. 18, 19세기 유물 강탈로 프랑스 정부의 문화유산 관리에 구멍이 났다는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지난달 파리 자연사박물관에서 150만 유로(약 24억 원) 상당의 금덩이를 도난당한 사실이 전해졌다.
루브르 박물관 도난 사건을 수사 중인 프랑스 검찰의 로르 베퀴오 검사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루브르 박물관이 손실액을 8800만 유로로 추산했는데 이례적으로 큰 금액”이라며 “더 큰 손실은 역사적 유산이 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석을 녹이거나 쪼개면 판매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할 것이다. 범인들이 매우 나쁜 생각을 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 수사 인력 대폭 보강하고 범인 추적
이날 프랑스 당국은 수사팀을 60명에서 100명으로 대폭 보강했다. 지문 분석 등 현장 감식을 통해 4명의 범인이 연루됐음을 확인했다. 경찰은 박물관 주변과 파리 외곽 주요 고속도로 폐쇄회로(CC)TV 영상을 조사하는 등 스쿠터를 타고 도망친 범인들의 흔적을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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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도범들은 사다리차 트럭을 이사 목적으로 빌리는 것처럼 위장했고, 결국 트럭을 빼앗아 범행 현장으로 가져갔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사다리차를 빼앗긴 사람이 경찰에 신고했는데, 신고 장소는 파리 북부의 루브르라고 불리는 작은 마을이었다고 한다. 박물관 이름과 같은 데 대해 베퀴오 검사장은 “우연의 일치”라고 했다.
도난 유물들은 별도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상태다. 프랑스 문화부는 막대한 보험료 부담으로 국가 소장 유물들에 대해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 파리 자연사박물관에선 금덩이 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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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사실은 당일 아침 청소 직원이 전시실 바닥에서 잔해를 발견한 뒤 신고해 알려졌다. 감식 결과 박물관 문 2개가 절단기로 잘렸고, 금덩이가 전시된 진열장 유리가 부서졌다. 현장 주변에선 절단기와 드라이버, 용접기 연료용 가스통 3개, 톱 등이 발견됐다. CCTV 영상에 따르면 중국인 여성은 오전 1시경 박물관에 침입해 오전 4시경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유물은 볼리비아 우랄산맥에서 발견된 금덩이다. 1833년 러시아 차르 니콜라이 1세가 이 박물관에 기증했다. 이 같은 자연산 금덩이는 일반 금괴보다 가치가 더 높은데, 시가로 약 150만 유로에 이른다고 프랑스 검찰은 추산했다.
프랑스 검찰은 유럽 내 사법 공조 체계를 가동해 지난달 30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범인을 체포해 프랑스로 데려왔다. 체포 당시 범인은 훔친 금덩이를 녹인 일부(1kg)를 소지하고 있었고, 발각 직후 이를 버리려고 했다. 검찰은 나머지 금덩이의 행방과 공범 유무를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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