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명품’ 상인 등 최대 40명 체포 일부 시민들 맨몸으로 장갑차 막아서 요원들 곤봉-방패로 제압 거센 충돌
21일 복면을 쓴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뉴욕 맨해튼 차이나타운의 노점상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단속을 벌였다. 이에 반발하는 시민들과 단속을 강행하려는 요원들이 거세게 충돌했다. 뉴욕=AP 뉴시스
그런데 이날 처음으로 복면을 쓴 단속 요원들이 불시에 대거 도심 한복판에 나타나 불법 이민자들을 잡아들인 것이다. 이를 본 일부 시민은 맨몸으로 장갑차를 막아서는 등 거세게 항의했다. ICE 요원들 또한 항의하는 시민들을 곤봉과 방패로 제압하면서 양측이 거세게 충돌했다.
뉴욕포스트, NY1 등 지역 언론에 따르면 이날 단속은 오후 4시경 차이나타운의 번화가 캐널스트리트에서 벌어졌다. 이곳는 평소 서아프리카 세네갈 등 아프리카계 이민자들이 좌판을 깔고 관광객들을 상대로 가방, 지갑 등 이른바 ‘짝퉁 명품’을 팔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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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시민은 ICE 복장의 요원들이 사람들을 잡아가는 데 분개해 이들의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며 “나치” “파시스트” 등의 야유와 욕설을 퍼부었다. 이에 장갑차에 장총 등을 갖춘 요원들이 추가로 파견돼 저항하는 이들을 바닥에 눕혀 제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들은 “맨해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건 처음”이라며 충격적이란 반응을 보였다. 뉴욕포스트는 “이날 저녁 100여 명이 연방청사 건물 앞에 모여 항의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 달 4일 열리는 뉴욕 시장 선거에서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야당 민주당 소속 조란 맘다니 후보가 승리할 경우 시 당국과 연방정부의 갈등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공 임대료 동결, 부유세 등을 주장하는 맘다니 후보를 “급진 좌파 공산주의자”라고 비판하고 있다. 또 “맘다니가 시장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주방위군을 뉴욕에 파견하겠다”고 예고했다. 맘다니 후보는 같은 날 소셜미디어 ‘X’를 통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이민자 단속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공포’를 조장하는 권위주의적 연극을 하고 있다.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썼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