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조엘 모키어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 (오른쪽) 피터 하윗 미국 브라운대 교수 [온라인 간담회 화면 캡처]
“AI가 인류를 멸종시킬 괴물이라는 발상은 디스토피아적 공상과학 소설을 너무 많이 읽은 사람들의 이야기다.”(조엘 모키어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
“인공지능(AI)은 엄청난 갈등을 낳을 것이고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다. 이 갈등의 규제가 필요하다.”(피터 하윗 미국 브라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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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미래와 관련해 모키어 교수는 “망치란 도구는 집을 짓는데 쓰일 수 있지만 카인이 아벨의 머리를 내리치는 데도 사용될 수 있다”며 “화약부터 AI, 유전공학에 이르기까지 모든 게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AI의 위험성을 과대평가하지 말라는 지적이다. 이어 “나는 낙관주의자”라며 “AI는 훌륭한 연구보조자일 뿐 괴물이 아니며 주도성, 직관, 야망 등을 포함한 인간의 지능을 갖게 될 것이라는 건 공상에 가깝다”고 단언했다.
반면 하윗 교수는 AI의 순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거대한 조정(shake out)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며 “AI는 엄청난 기술이고 경이로운 가능성이 있지만 무엇이 나올지 알 수 없다. 규제 없이 순수한 사적 유인만으로는 사회 전체에 최선이 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AI의 잠재력을 온전히 실현하려면 (실업 같은) 피해자가 너무 많이 발생해 정치적 반발이 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의 AI 투자 열풍을 1990년대 말∼2000년 초 ‘닷컴 버블’에 비교하기도 했다.
두 학자는 한국 경제에 대한 조언도 건넸다. 특히 모키어 교수는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그는 “제도(의 중요성)에 대해 강의할 때마다 거의 항상 대비시키는 게 한국과 북한”이라며 “한국은 지금껏 해 왔던 것처럼 국경을 개방하고 세계 최고의 기술과 연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언급하며 “아이를 더 많이 낳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윗 교수는 “경제무역의 개방성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시장이 국내로 제한되면 시장의 크기가 줄어들고, 혁신 유인 또한 떨어지므로 무역전쟁에 말려들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기존 기업이 신기술 도입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막는 건 어려운 문제”라며 “강력한 반(反)독점 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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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