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게임문화축제’가 서울 광화문 하이커(HiKR) 그라운드에서 열린 가운데 관람객들이 게임을 체험해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매년 가을 열리는 국회 국정감사는 정기국회의 꽃으로 불립니다. 국회가 정부 정책이나 예산 집행 등을 감사하는 국정감사는 입법 행정 사법이 서로 견제토록 한 헌법의 삼권분립 원칙을 구현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국회의원과 보좌진들이 국정감사를 ‘1년 농사’라 일컬으며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임하는 이유입니다. 여의도 현장을 구석구석 누비고 있는 동아일보 정치부 정당팀 기자들이 국감의 속살을 가감없이 전달해드리겠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5년간 게임 제작 지원에 10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집행했지만, 지원과제 4건 중 1건이 아예 출시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출시와 폐업으로 사실상 사라진 예산도 무려 24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심지어 반복적으로 지원을 받고도 게임을 미출시하거나 폐업을 한 업체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야당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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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두 차례 이상 지원을 받고도 반복적으로 미출시한 제작사들도 있었습니다. 9개 업체는 최근 5년간 22개의 과제에 총 55억 원에 달하는 지원을 받았지만, 이 가운데 20개 과제(약 47억 원)가 결과물을 내지 못했습니다. 실제 A 업체는 2022년부터 3년 연속으로 지원 대상에 선정돼 총 10억5000만 원의 국고지원을 받았으나, 단 한 건도 출시하지 못한 채 폐업을 했습니다. B 업체는 3년 연속 지원 대상에 선정돼 약 6억9000만 원을 받았지만 출시 건수는 0건이었습니다.
게임 제작 지원 예산의 절반 가까이가 2회 이상 지원업체에 집중된 만큼, 반복 지원대상으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심의체계 및 관리감독 강화가 필요하다는 게 조 의원의 지적입니다. 최근 5년간 집행된 지원 예산 1013억7000만 원 중 2회 이상 지원받은 업체는 66곳으로 지원액 규모는 489억8000만 원(48.3%)에 달했습니다. 지원 횟수별로는 2회(36곳), 3회(21곳), 4회(8곳), 5회(1곳)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 조은희 의원실 제공
또 게임 출시 후 제작사 폐업으로 서비스를 종료한 게임은 13건(약 48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C 업체는 2020년부터 네 차례에 걸쳐 15억7000만 원을 지원받았으나 결국 폐업을 하고 말았습니다.
조 의원은 “창의적 도전은 과감히 지원하고 보호하되, 지원금 확보만을 위한 반복지원이나 도덕적 해이, 혈세 누수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지원 단계에서는 사전심의를 강화하고, 단발성·양산형 제작은 아닌지 성과평가와 사후점검 체계도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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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