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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게임제작 지원된 예산 247억, 미출시·폐업에 허공으로[국감25시]

입력 | 2025-10-13 17:25:00


‘2025 게임문화축제’가 서울 광화문 하이커(HiKR) 그라운드에서 열린 가운데 관람객들이 게임을 체험해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매년 가을 열리는 국회 국정감사는 정기국회의 꽃으로 불립니다. 국회가 정부 정책이나 예산 집행 등을 감사하는 국정감사는 입법 행정 사법이 서로 견제토록 한 헌법의 삼권분립 원칙을 구현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국회의원과 보좌진들이 국정감사를 ‘1년 농사’라 일컬으며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임하는 이유입니다. 여의도 현장을 구석구석 누비고 있는 동아일보 정치부 정당팀 기자들이 국감의 속살을 가감없이 전달해드리겠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5년간 게임 제작 지원에 10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집행했지만, 지원과제 4건 중 1건이 아예 출시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출시와 폐업으로 사실상 사라진 예산도 무려 24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심지어 반복적으로 지원을 받고도 게임을 미출시하거나 폐업을 한 업체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야당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1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서울 서초갑)이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5년간 게임 제작 지원 사업을 통해 총 343개 과제에 1013억7000만 원이 집행됐습니다. 이 중 73건은 미출시, 13건은 제작사 폐업으로 확인돼 전체의 25%(86건)가 출시되지 못한 과제로 남았던 것입니다.

특히 두 차례 이상 지원을 받고도 반복적으로 미출시한 제작사들도 있었습니다. 9개 업체는 최근 5년간 22개의 과제에 총 55억 원에 달하는 지원을 받았지만, 이 가운데 20개 과제(약 47억 원)가 결과물을 내지 못했습니다. 실제 A 업체는 2022년부터 3년 연속으로 지원 대상에 선정돼 총 10억5000만 원의 국고지원을 받았으나, 단 한 건도 출시하지 못한 채 폐업을 했습니다. B 업체는 3년 연속 지원 대상에 선정돼 약 6억9000만 원을 받았지만 출시 건수는 0건이었습니다.

게임 제작 지원 예산의 절반 가까이가 2회 이상 지원업체에 집중된 만큼, 반복 지원대상으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심의체계 및 관리감독 강화가 필요하다는 게 조 의원의 지적입니다. 최근 5년간 집행된 지원 예산 1013억7000만 원 중 2회 이상 지원받은 업체는 66곳으로 지원액 규모는 489억8000만 원(48.3%)에 달했습니다. 지원 횟수별로는 2회(36곳), 3회(21곳), 4회(8곳), 5회(1곳)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 조은희 의원실 제공


또 게임 출시 후 제작사 폐업으로 서비스를 종료한 게임은 13건(약 48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C 업체는 2020년부터 네 차례에 걸쳐 15억7000만 원을 지원받았으나 결국 폐업을 하고 말았습니다.

조 의원은 “창의적 도전은 과감히 지원하고 보호하되, 지원금 확보만을 위한 반복지원이나 도덕적 해이, 혈세 누수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지원 단계에서는 사전심의를 강화하고, 단발성·양산형 제작은 아닌지 성과평가와 사후점검 체계도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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