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까지 37건, 작년의 2배 노후 상하수도 파손 원인 많아 市 “내부 관리용… 전력시설 등 포함” 위험 지도 제작하고도 공개 안해… “집값 영향 우려, 안전 외면” 지적
올 3월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폭 20m, 깊이 30m에 달하는 대형 땅꺼짐(싱크홀)이 발생해 부업으로 배달을 하던 오토바이 운전자 30대 박모 씨가 숨졌다.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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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년간 서울시에서 발생한 땅꺼짐(싱크홀) 사고의 3분의 1 이상이 강남·송파·성북구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송파구는 땅꺼짐 사고의 절반 이상이 원인을 알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나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주거 지역에서 예측할 수 없는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서울시는 땅꺼짐 사고를 예측, 예방할 수 있는 지도를 제작해 보유하고 있지만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내부 관리용”이라 공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실상은 집값 영향 등을 우려해 안전을 도외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 ‘아파트 35만 채’ 강남·송파·성북에 땅꺼짐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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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꺼짐 사고 중 상당수가 원인 불명인 점도 불안감을 키우는 요소다. 특히 송파구는 전체 땅꺼짐 사고 16건 중 9건이 원인을 알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 굴착공사와 지하수 흐름 등 자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발생해 직접적인 원인을 알 수 없는 원인불명 땅꺼짐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 강남구는 원인 불명 땅꺼짐이 17건 중 3건, 성북구는 13건 중 5건이었다. 서울시 전체에선 122건 중 36건(29.5%)이 원인 불명 사고였다.
땅꺼짐 사고는 올해 들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37건이 발생해 지난 한 해 발생한 17건의 2배 이상이었다. 상하수도 노후화와 극한강우로 인한 상하수도 파손 사고가 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올해 발생한 하수도 파손으로 인한 사고는 13건으로 지난해 5건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복 의원은 “주택가 밀집 지역에서 땅이 푹푹 꺼지는데 원인 규명 없이 복구만 한다면 사고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노후 인프라 전수조사와 원인 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 땅꺼짐 위험 지도 공개 않는 서울시
서울시는 지난해 8월 서대문구 연희동 땅꺼짐 사고 이후 서울 전역의 위험도를 분석한 우선정비구역도를 작성했지만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표투과레이더(GPR) 등 탐사 효율을 높이기 위해 내부 관리용으로 만든 지도”라며 “전력·통신·가스 등 국가기간시설이 포함돼 있는 점도 비공개 이유”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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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울시는 기존 우선정비구역도를 고도화한 ‘지반특성반영지도’(가칭)를 제작하고 있다. 연말까지 주요 굴착 공사장을 대상으로 제작한 뒤 서울시 전체에 적용할 지도 시스템은 내년 말까지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공론화를 거쳐 필요한 정보에 한해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