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요구대로 투자땐 한국 금융위기” 尹정부 때도 체결 추진, 성사 안돼
이재명 대통령과 부인 김혜경 여사가 22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 전 인사를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으로 출국해 한국 정상 최초로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개 토의를 주재한다. 2025.09.22.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 美에 통화스와프 직접 요구한 이 대통령
이 대통령은 22일 공개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지난 7월 미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한 일본과 다르다”며 “일본은 한국 외환보유액의 두 배가 넘는 외환을 보유하고 있다. 엔화는 기축통화로 인정받고 있고, 미국과 통화스와프 라인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과 관세 협상 서면 합의를 체결한 일본의 외환보유액은 1조3240억 달러(약 1843조 원, 9월 기준)인 반면에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163억 달러(약 580조 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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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스와프는 금융시장 불안에 대비해 자국의 화폐를 상대국에 맡긴 뒤 미리 정한 환율로 상대국의 통화를 맞바꿀 수 있도록 하는 협정이다. 기축통화국이 아닌 한국으로서는 마이너스 통장처럼 급할 때마다 달러를 빌려 쓸 수 있어 경제위기의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다. 한미 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300억 달러에 이어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때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바 있다.
그러나 한미 통화스와프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말 종료됐다. 미국은 금융허브 국가인 유럽연합(EU)과 영국, 일본 등과는 상설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는 반면 나머지 국가와는 위기 때만 한시적으로 맺고 있다. 윤석열 정부 때도 미국과 통화스와프 체결이 추진됐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관세 협상을 철회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는 “혈맹 관계인 두 나라 사이에서 최소한의 합리성은 유지될 것이라 믿는다”며 “이 불안정한 상황은 가능한 한 조속히 끝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업적 합리성을 보장하는 세부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핵심 과제이자 최대 걸림돌”이라며 “실무 협상에서 제시된 (미국의 투자)안은 상업적 타당성을 보장하지 못해 간극을 메우기 어렵다”고 했다.
● “구금사태 동맹 흔들지 않아…대미투자 주저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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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더불어민주당 초선 모임 ‘더민초’ 의원 5명은 이날 조셉 윤 주한 미국대사대리를 만나 일방적 관세 협상과 조지아주 구금 사태에 항의하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전달했다. 더민초는 서한에서 구금 사태에 대한 사과를 촉구하면서 “미국이 일방적 요구가 아닌 상호 호혜적 (관세) 협상 구조를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