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방미 전날 자주국방 메시지 트럼프 ‘안보 청구서’ 압박 상황 정부 “美측 무리한 요구 염두둔듯”… 노무현 언급하며 전작권 전환 강조 野 “한미동맹을 굴종으로 매도”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청년담당관 임명장 수여식 및 제11차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9.18. 대통령실사진기자단
● 자주국방 강조하며 “외부 군사충돌 휘말리면 안 돼”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상비군 감소 추세 및 남북 군 병력 비교 관련 기사를 인용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 같은 메시지를 냈다. 이 대통령은 “국력을 키우고, 국방비를 늘리고, 사기 높은 스마트 강군으로 재편하며, 방위산업을 강력히 육성하는 등 다시는 침략받지 않는 나라, 의존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어 가겠다”고 비판했다.
광고 로드중
일각에선 이날 발언이 한미 간 동맹 현대화 협의 상황에 대한 간접적인 메시지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정부 관계자는 “대미 협상에서 미국의 무리한 요구가 계속되니까 그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측이 요구해온 동맹 현대화는 조만간 한미 관세 협상과 함께 한미 간 핵심 현안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국가방위전략(NDS)과 미군재배치계획(GPR)을 발표한 후 본격적인 주한미군 재편에 대한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
경기 평택시 팽성읍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군용 차량이 주차된 모습. 2025.7.16. 뉴스1
이 대통령이 “강력한 자율적 자주국방이 현 시기 우리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언급한 것도 미국이 요구하는 동맹 현대화가 한국의 필요에 의해, 국방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광고 로드중
이 대통령은 현 정부의 국정과제인 전작권 전환을 임기 내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똥별’이라는 과한 표현까지 쓰면서 국방비를 이렇게 많이 쓰는 나라에서 외국 군대 없으면 국방을 못 한다는 인식을 질타한 노무현 대통령이 떠오른다”고 했다. 앞서 2006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서 “자기들 나라, 자기 군대 작전 통제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군대를 만들어 놓고 별들 달고 꺼드럭거리고 말았다는 얘기냐.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고 말한 노 전 대통령 연설을 언급한 것. 정부는 미국의 동맹 현대화 요구에 따라 인상하기로 한 국방비를 토대로 대북 역량 구비 등 전작권 전환 조건을 충족해 나가면서 임기 내 전환을 이뤄내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동맹을 굴종으로 매도한 안보 자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조용술 대변인은 “대한민국 안보의 근간인 한미동맹을 단순히 ‘외국 군대’로 격하한 대통령의 발언은 안보 근간을 무너뜨리는 망상에 가까운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