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즉석 토크 콘텐츠 쏟아져 대본 없이 생생한 반응 담아 인기 조회수용 자극적 질문 등은 도마
개그우먼 이은지가 서울 시내에서 일반인들과 길거리 토크를 하는 유튜브 콘텐츠를 찍고 있다. 유튜브 채널 ‘은지랑 이은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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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접니다. 아들이 아빠 사랑한다고요.”
“어, 갑자기? 돈 필요해?”
길을 가던 한 남성에게 한 유튜버가 “지금 아버지에게 ‘사랑한다’고 전화하면 선물을 드린다”고 제안한다. 남성은 잠시 쭈뼛대더니 “해보겠다”며 용기를 냈다. 아들의 갑작스럽고 서툰 고백에 당황한 아버지. 부자(父子)가 보여준 진솔하면서도 재밌는 반응에 관련 영상은 조회수가 수십만 회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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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인기가 높아지다 보니 길거리 영상의 주제나 방식도 다양해졌다. 이전까진 일상적인 질문을 던지는 내용이 많았다면 최근엔 직장이나 패션, 음식 등 다양한 분야로 세분화하고 있다. 특히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에 대한 인상 등을 묻는 콘텐츠들은 업계에서 “기본 조회수가 보장되는 영상”으로 인식된다. 연예인들이 길거리에 나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기업들도 길거리 인터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교보증권이나 대성학원 등은 자체 소셜미디어 채널에 비슷한 방식으로 제작한 영상들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제작진 입장에서도 길거리 인터뷰는 매력적이다. 촬영 인원이나 장비가 최소한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가성비’가 좋다. 한 영상업체 관계자는 “일반인이 재치 있는 답변으로 주목을 끈 영상은 온라인상 ‘밈’으로도 편집돼 꾸준히 소비되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다만 최근 경쟁이 과열되면서 억지스럽고 무례한 인터뷰를 시도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일반 시민의 외모나 의상을 자극적으로 편집해 피해를 입는 이도 적지 않다. ‘라이브 유튜브 방송 성지’로 꼽히는 경기 부천시 부천역 인근은 시민들이 방문을 기피하는 장소로 꼽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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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