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현지 TMSC 공장 전경. TSM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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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공지능(AI) 열풍이 부는 가운데 대만은 반도체와 전자부품 분야에서 ‘대체 불가’ 위치를 확보한 덕분에 한국을 추월하는 고속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정부는 올해 경제가 4.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한국보다 앞서 내년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 4만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AI 대전환의 시기에 한국도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 대응하지 못할 경우 대만 경제를 다시 따라잡을 수 없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 대만에 역전당한 한국 수출
14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대만의 수출 총액은 2851억916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27.1% 급증했다. 한국의 상반기 수출(3347억6284만 달러)이 전년 동기 대비 0.03%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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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무역환경 불확실성 증대도 한국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대만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에는 미국의 품목 관세가 부과되지 않은 반면 한국은 자동차에 25%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는 탓이다. 한국도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상반기 기준 18.1%)이 상당하지만 대만(32.7%)보다는 훨씬 낮다.
대만의 수출 증가세는 하반기(7~12월) 들어서도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대만의 8월 수출액은 584억9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4.1% 급증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수출액(584억 달러, 약 81조 원)을 추월한 규모다. 한국이 대만에 월간 기준 수출액을 역전당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TSMC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대만=AP 뉴시스
대만의 수출 급증은 고스란히 성장세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2분기(4~6월) 대만의 실질 GDP는 작년 동기 대비 8.01%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은 0.6%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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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되는 주식시장에서도 양국의 격차가 극명하다. 지난해 대만의 GDP는 한국의 절반도 안 되는 45% 수준이지만 증시 시총은 2조3320억 달러로 한국(1조5230억 달러)의 153%에 달한다. 지난 10년간 대만 증시가 외국인 투자자를 꾸준히 끌어들이며 한국보다 약 3배 더 상승한 결과다.
장상식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한국이 반도체 메모리에만 특화된 반면 대만은 비메모리 분야까지 가치사슬을 넓게 형성해 대체 불가의 위치를 확보할 수 있었다”며 “여러 산업 분야에서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잠재성장률을 회복하지 못한 채 AI 대전환의 시대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