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급수 불편속 가뭄해소 기대감 “예보대로면 올해 하루 최대 강수량” 전국 걸친 저기압 영향 내일까지 비 서울-전북 등 100㎜이상 내릴 듯
10일 오후 강원 강릉시 오봉저수지가 극심한 가뭄으로 말라붙은 나무들이 바닥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강릉=뉴스1
강원 강릉시 교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김모 씨(45)는 11일 제한 급수에 대비해 욕조와 양동이에 받아둔 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는 “빨래도 모아서 하고, 머리도 일주일에 두세 번 감는다”며 “빨리 매일 씻던 날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최악의 가뭄을 겪는 강릉에 이번 주말 단비가 예보됐다. 시민들은 가뭄 해소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 강릉에 올해 가장 큰 비 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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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강수량은 강릉 등 강원 중남부 동해안이 20∼60mm, 강원 북부 동해안은 80mm 이상이다. 경기 남부와 강원 내륙·산지, 충남은 120mm 이상, 서울·인천 및 경기 북부와 충북 북부, 전북은 100mm 이상 비가 예보됐다.
저기압 발달 정도와 이동 경로에 따라 변동성이 있지만, 이번 비가 강릉 지역에 내릴 경우 가뭄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봉관리소 관계자는 “최대 60mm의 비가 단시간에 내리면 저수율이 5∼10%포인트 오를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 해갈 기대에 기우제까지… 제한 급수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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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안목어촌계는 이날 오후 안목 솔바람 다리 위에서 동해 용왕에게 제사를 지내는 ‘용신기원제’를 열었다. 이들은 “동해 용왕께서 저희가 준비한 정성과 강릉 시민 모두의 마음을 받아달라”고 호소했다. 지난달 23일에는 강릉단오보존회가 대관령산신당·대관령국사성황사에서 기우제를 봉행하기도 했다.
정부는 대체용수 공급량을 2만6500t으로 늘리고 소방차, 군 물탱크, 민간 살수차 등을 동원해 급수 1만5000t을 지원했다. 현재까지 강릉시에 공급된 병물은 711만 병이다. 이 가운데 166만 병이 이미 배부돼 545만 병이 남았다.
강릉시는 저수조 100t 이상을 보유한 공동주택 113곳, 숙박시설 10곳 등 대규모 시설에 제한급수를 시행하고 있다. 공공체육시설(30여 곳), 공중화장실(47곳), 수영장(3곳), 청소년 카페(3곳)에 이어 숙박시설 76곳의 수영장·스파와 지하수 8곳 운영도 중단된 상태다. 비가 내려도 제한급수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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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