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강력히 지지하던 우익 청년 활동가 찰리 커크가 10일(현지 시간) 유타주 오렘 유타밸리대학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커크는 이날 연설 도중 총격을 받아 숨졌다. 2025.09.11 오렘=AP/뉴시스
이런 그의 암살은 역대 어느 때보다 갈라지고 분열된 미국 정치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아직 범인과 범행 동기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커크를 나치에 빗댄 급진 좌파가 이번 테러에 책임이 있다”고 비판하면서 추가 폭력에 대한 우려도 높다. 로이터통신은 극단적인 정치 분열로 “미국이 벼랑 끝에 몰렸다. 연쇄 보복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논평했다.
커크는 사망 닷새 전인 이달 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빌드업 코리아 2025’에도 참석했다. 민주주의, 시장경제, 한미 동맹, 기독교 등의 가치를 강조하는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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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커크는 순교자”…조기 게양 지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강력히 지지하던 우익 청년 활동가 찰리 커크가 10일(현지 시간) 유타주 오렘 유타밸리대학에서 연설 중 총격을 당하자, 관객들이 급히 대피하고 있다. 터닝포인트 USA의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였던 커크는 이날 연설 도중 총격을 받아 숨졌다. 2025.09.11 오렘=AP/뉴시스
아직 체포되지 않은 범인은 행사장에서 약 183m 떨어진 건물에서 총격을 가해 그의 목을 관통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수사 당국은 범인을 추적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백악관에서 “끔찍한 암살로 내 마음이 슬픔과 분노로 가득하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찰리 커크(오른쪽).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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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해 대선 기간 미 전역을 돌며 “트럼프는 워싱턴의 기성 적폐 세력에 미래를 저당 잡힌 젊은 세대의 ‘아메리칸 드림’을 부활시킬 대통령”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시사매체 디애틀랜틱은 이런 그를 흑인 인권운동가 ‘맬컴 X’ 같은 카리스마형 인물이었다고 평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커크의 피격 상황을 담은 영상은 소셜미디어에서 1100만 회 이상 조회됐다. 원본 영상은 삭제됐으나 사본이 빠르게 확산했다. 미국 진보 성향 케이블방송 MSNBC의 매슈 다우드 전 논평가는 커크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 “끔찍한 말을 내뱉으면서 끔찍한 행동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수는 없다”고 발언해 즉각 해고됐다.
● 거듭되는 美정치인 암살 시도에 긴장
2024년 7월 13일 유세 중에 총격을 받은 트럼프 . 이 사진은 AP 통신 백악관 출입기자가 촬영했다. 최근 AP 통신과 백악관의 갈등 속에서 사진취재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AP Photo/Evan Vucci)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해에만 두 차례 암살 고비를 넘겼다. 지난해 7월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 도중 피격됐고 총알이 그의 오른쪽 귀를 스치고 지나갔다. 두 달 후에는 플로리다주 골프장에서 무장한 채 트럼프 대통령을 기다린 남성이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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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