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350만명 이용 리스본 교통수단… 언덕길 이탈 후 퇴근길 행인 덮쳐 ‘케이블 파손’ 등 사고 원인 꼽혀 부상 21명… 사망자 늘어날 수도 포르투갈, ‘국가 애도의 날’ 선포
3일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의 명물 전차 ‘푸니쿨라’의 탈선 현장. 노란색 열차가 산산이 부서져 있다. 이 사고로 17명이 숨지고 한국인 여성 1명을 포함해 최소 21명이 다쳤다. 리스본=AP 뉴시스
부상자 중 3명은 중상이어서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사상자의 신원, 국적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부상자 중에는 어린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고는 퇴근길 무렵에 발생해 일대를 지나던 행인마저 숨질 정도로 사상자 수가 많았다. 이로 인해 포르투갈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정부는 4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고 리스본 시내의 다른 전차 운행도 전면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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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들은 해당 푸니쿨라가 언덕길을 통제 불능 상태로 질주하다 건물에 강하게 충돌했다고 입을 모았다. 한 목격자는 BBC에 “전차가 최고 속도로 내려와 건물을 들이받았다. 마치 골판지 상자처럼 순식간에 박살 났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시민은 “전차가 브레이크를 잡지 못하고 통제불능 상태였다. 커브길에서 넘어져 건물을 들이받았다”고 상황을 전했다.
영상 캡쳐=소셜미디어 X
사고 원인으로는 케이블 파손, 제동장치 이상, 정비 불량 등이 거론된다. 당국은 사고 차량이 정원인 40명을 넘겨 운행했을 가능성 또한 살피고 있다. 마지막 정비 또한 지난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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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0년 역사 관광 명물 상징성 커
포르투갈 리스본의 명물인 ‘푸니쿨라’ 전차의 평소 모습. 사진출처 여행 플랫폼 ‘시티타비스’ 홈페이지
사고 푸니쿨라는 1885년 개통된 ‘글로리아’ 노선을 운행했다. 이 노선은 헤스타우라도르스 광장과 바이루알투 언덕의 전망대를 오간다. 푸니쿨라 3개 노선 중 가장 긴 구간(275m)을 약 3분 만에 운행하므로 탑승객 또한 가장 많은 편이다. 이 노선은 2018년에도 바퀴 정비 부실로 탈선 사고를 겪었으나, 당시에는 부상자가 없었다.
마르셀루 헤벨루 드소자 포르투갈 대통령은 “비극적인 사고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한다”며 당국의 신속한 원인 규명을 촉구했다. 카를루스 모에다스 리스본 시장 또한 “도시 역사상 전례 없는 비극”이라며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도 애도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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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