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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좋아하는 나영이는 여기 존재하지 않아.”
―셀린 송 ‘패스트 라이브즈’
열두 살에 마음을 나눴던 해성과 나영. 하지만 나영이 이민을 가면서 헤어졌던 두 사람은 12년 후 페이스북을 통해 다시 연결된다. 한국과 미국에 각각 살며 온라인으로 마음을 확인하지만, 만날 수 없어 결국 이별한 그들은 또다시 12년 후에야 뉴욕에서 만나게 된다. 이미 미국인과 결혼한 나영과 그 사실을 알면서도 찾아온 해성은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만 다가갈 수 없는 복잡한 감정에 사로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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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같은 경계인들이어서 갖게 되는 독특한 시선은 도대체 뭘까. 두 개의 정체성 사이에서 차별도 겪었지만, 이제는 그 둘을 모두 자신이라 인정하며 포용할 수 있는 시선이다. 최근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매기 강 감독처럼 두 개의 정체성을 가진 경계인들이 보여주는 독특한 시선이 주목받고 있다. 지나치게 국가에 매몰되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고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는 적절한 거리의 시선이 그것이다. 이제 글로벌 시대로 접어든 한국에서도 한 발 떨어져 우리 자신을 바라보는 경계인의 시선이 필요해 보인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