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는 약 900만 년 전, 토마토와 에투베로숨이라는 야생 식물이 교배해 탄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는 감자의 유전체 분석을 통해 진화의 기원을 최초로 규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지난달 31일 국제학술지 ‘Cell’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감자의 진화 비밀이 유전체 분석을 통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 미스터리였던 감자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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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감자는 약 1만 년 전 안데스 산맥에서 처음 재배됐다. 그러나 그 이전, 감자가 어떤 식물에서 비롯됐는지는 오랫동안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였다.
식물은 화석으로 잘 남지 않아 진화 계통을 추적하는 데 어려움이 컸기 때문이다.
이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중국과 영국 연구진이 손을 잡았다. 이번 연구에는 런던 자연사박물관, 에든버러왕립식물원, 중국농업과학원 선전농업유전체연구소 등이 참여했다.
■ 유전자 속에 숨겨진 감자의 비밀
사진=챗GPT
연구팀은 야생과 재배된 감자 450종의 유전체를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감자의 조상은 토마토와 ‘에투베로숨’(Etuberosum)이라는 야생 식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에투베로숨은 감자와 같은 가지과에 속하며, 주로 아시아 일부 지역에 자라는 야생 식물로, 덩이줄기를 만드는 특징이 있다.
약 1400만 년 전, 토마토와 에투베로숨은 같은 조상에서 갈라져 나온 ‘형제자매’ 같은 관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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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ell
이후 약 900만 년 전, 환경 변화로 두 식물이 한곳에 모였다. 벌의 도움으로 두 식물의 유전자가 섞이며 새로운 식물, 즉 감자가 태어났다.
토마토가 제공한 ‘SP6A’ 유전자는 줄기를 덩이줄기로 바꾸는 신호를, 에투베로숨이 준 ‘IT1’ 유전자는 줄기 성장 방향을 조절해 땅속에 영양 저장 기관을 만드는 역할을 했다.
이 두 유전자의 결합이 감자의 덩이줄기 탄생 비밀이었다.
■ 감자의 현재와 미래
사진=게티이미지
오늘날 감자는 밀, 쌀, 옥수수와 함께 세계 인구 80% 이상이 의존하는 주요 작물이 됐다.
하지만 감자는 덩이줄기 절편을 이용해 번식하다 보니 유전적 다양성이 낮아 병충해에 취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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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감자의 기원을 밝혀 감자 품종 개선에 새로운 길을 열었다“며 ”이번 연구는 수천만 년 전 자연의 우연과 진화의 신비를 보여주는 중요한 발견”이라 평가했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