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15% 합의] 日-EU 車 2.5→15%, 韓은 0→15% 한미 FTA 무관세 이점 사라져… 美시장서 가격 경쟁력 타격 불가피 현대차-기아 추가비용 6.9조원 전망… 원가절감-기술혁신 ‘발등의 불’로
3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주미한국대사관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과 함께 한미 통상협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 FTA 효과 증발… 자동차 “2.5% 가격 우위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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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실장은 “FTA라는 것이 상당히 많이 지금 흔들리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의 관세가 (발표된) 4월 1일 이후부터 각 나라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협상들을 보면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나 FTA 체제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지금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한국 자동차 업계는 ‘나 홀로 25% 관세’라는 최악의 상황은 다행히 피할 수 있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31일 입장문을 내고 “25% 고율의 자동차 관세가 일본, EU 등 경쟁 국가와 동등한 15%로 감소한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의 속내는 복잡하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일본, 유럽 등 경쟁사 대비 관세 우위가 사라지면서 앞으로 가격 경쟁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게다가 현대차는 다른 글로벌 자동차 업체보다 미국 내 현지 생산 비율도 낮아 관세 부과에 더더욱 취약하다. 도요타 등 일본 브랜드는 미국에서의 현지 생산 비율이 50%대로, 40%대인 현대차그룹보다 높은 편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날 미국의 15% 관세 부과로 인한 현대차·기아의 추가 비용 부담 규모가 50억 달러(약 6조9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시험대 오른 K제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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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에서는 부품이나 원자재 공급처를 다양화해 원가를 최대한 절감하려는 움직임이 이미 감지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부품 수급이 가능한 업체 200여 곳을 대상으로 가격과 품질 등을 분석하는 작업을 이미 시작했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술 혁신으로 상품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은 당연한 과제”라며 “인공지능(AI) 활용이나 스마트공장 구축 등 생산 단계에서 혁신 기술을 적용해 최대한 비용을 줄이고 이익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최원영 기자 o0@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