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준 국민의힘 당무감사 위원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당시 김문수-한덕수 후보 교체 시도 관련 당무감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7.25/뉴스1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6·3대선을 3주여 앞두고 당시 지도부가 강행했던 초유의 대선 후보 교체 시도에 대해 “당헌·당규에 근거가 없는 불법 행위”라고 25일 결론내렸다. 이를 주도한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 이양수 전 선거관리위원장에 대해선 당원권 3년 정지 징계를 당 윤리위원회에 청구하기로 했다. 대선 후보 교체 파동 이후 두 달 반이 지나서야 뒤늦게 당에서 나온 첫 조치다. 당사자들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 당무감사위 “대선 후보 교체 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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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 교체 파동은 국민의힘 지도부가 대선 경선에서 선출된 김문수 대선 후보의 자격을 박탈하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 후보를 교체하려다 무위에 그친 사건이다. 교체 시도는 당헌 제74조의 2(대통령 후보자 선출에 대한 특례)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 대선 후보 선출에 관한 사항을 비대위 의결로 정한다’는 규정을 근거로 삼았다. 김 후보가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를 내세워 경선에서 승리하고도 사실상 단일화를 거부했고, 한 전 총리가 본선 후보로 더 경쟁력 있다는 게 당시 지도부가 내세운 ‘상당한 사유’였다.
권영세 비대위는 5월 10일 오전 1시 당 선관위에 후보 교체안 심의를 요청했고, 오전 1시 반 선관위가 이를 의결했다. 이어 비대위는 오전 1시 45분 김 후보 자격을 취소했고 오전 2시에 후보자 등록 공고를 냈다. 접수시간은 오전 3~4시 1시간으로 제한해 한 전 총리만 후보로 등록했다. 비대위는 한 전 총리를 대선 후보로 추인받기 위해 전 당원 찬반 여론조사를 했지만 반대가 더 많아 결국 후보 교체에 실패했다.
유 위원장은 “당헌 74조의 2는 후보 교체가 아닌 단순한 선출 절차에 관한 것으로 국한돼야 한다”며 “비대위가 경선 불참 후보와 선출 후보 사이에서 추가적인 절차를 거쳐 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당헌·당규가 규정한 사항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만약 74조의 2에 따른 후보 교체가 정당하다고 합리화한다면 지도부 판단이 있을 때 언제든 대선 후보를 교체할 수 있다는 결과가 된다”고 했다. 새벽 시간 후보 등록에 대해서도 “당원 국민 모두 납득하지 못한 사태”라며 “후보자 접수 시간(오전 9시~오후 5시)을 바꿀 규정은 없다”고 했다.
●윤리위가 최종 징계 결정…내홍 증폭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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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들은 즉각 반발했다. 권 전 위원장은 “파당적인 결정을 주도한 사람들이야말로 반드시 응분의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유 위원장은 한동훈 전 대표 시절 임명됐다. 이 전 위원장은 “윤리위에서 바로잡아 줄 것”이라고 했고, 권 전 원내대표는 “저도 징계에 회부하라”고 했다.
이번 조사는 당 지도부의 조사 요청이 아닌 당무감사위의 직권조사로 약 한 달 반 동안 진행됐다. 그 사이 당은 대선 후보 강제 교체 파동의 책임을 묻는 인적쇄신을 놓고 극심한 내홍을 겪었다. 최종 징계 수위는 윤리위가 결정한다. 다만 당내에선 ‘정치적 사안’이라는 이유로 당무감사위의 요구 수준이 관철되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상원 윤리위원장은 권 전 위원장이 임명했으며 권 전 위원장과 서울대 법대 77학번 동기다. 당의 한 관계자는 “유 위원장과 여 위원장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며 “당무감사위와 윤리위 결정에 큰 간극이 생기고 계파 간 갈등으로 비치면 국민의힘의 위기가 가속화할 수 있다”고 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