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차 심사 심문시간 훌쩍 넘겨 특검 “혐의 중대” 尹측 “잘못된 수사”
주머니에 손 넣은 채… 법원 나서는 尹 9일 오후 9시 5분경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한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나오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법원에서 약 6시간 43분 동안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고 대기 장소인 서울구치소로 이동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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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약 7시간에 걸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올 3월 8일 석방된 지 123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서관 321호 법정에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허위 공문서 작성,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열었다.
오후 2시 22분경 본격적으로 시작된 심문은 오후 9시 5분경까지 약 6시간 43분 동안 진행됐다. 올 1월 19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1차 구속영장 실질심사 심문 시간(4시간 50분)을 훌쩍 넘어설 만큼 양측이 치열하게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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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이 정치적 목적으로 잘못된 수사를 했으며, 현직 대통령 신분이 아니므로 다른 피의자들의 진술에 영향을 줄 우려가 없다고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도 발언권을 얻어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의 비화폰 삭제를 지시한 적이 없다’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무위원들의 심의 권한 행사를 방해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는 등 20분가량 직접 변론했다.
이날 오후 2시 12분 짙은 남색 정장에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법원 청사에 도착한 윤 전 대통령은 ‘석방 4개월 만에 다시 구속 기로에 놓인 심경은 어떤지’ 등을 묻는 질문에 아무 답변도 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호송차를 타고 오후 9시 반경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도착한 뒤 영장심사 결과를 기다렸다.
특검 “말맞추기 우려”… 尹, 20분 최후진술 “내가 누굴 조종하겠나”
[尹 구속영장 심사]
6시간 43분 영장실질심사
특검-尹측, 170장 안팎 PPT 대결… 판사, 尹에 “총 보여주라했나” 물어
저녁식사-휴식 위해 두차례 휴정… 尹, 영장심사뒤 서울구치소 대기
“아무도 나에게 오려고 하지 않는데, 내가 누구를 조종(압박)하겠습니까.”6시간 43분 영장실질심사
특검-尹측, 170장 안팎 PPT 대결… 판사, 尹에 “총 보여주라했나” 물어
저녁식사-휴식 위해 두차례 휴정… 尹, 영장심사뒤 서울구치소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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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검-변호인단, 각자 170장 분량 PPT로 맞서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적용한 최소 6개 혐의에 대해 설명하며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들이 남 판사 앞에서 릴레이 방식으로 총 178장 분량의 파워포인트(PPT) 슬라이드를 넘기면서 법리 구성에 대해 설명했다. 변호인단도 167장 안팎 분량의 PPT 자료를 토대로 특검이 제기한 혐의에 대해 반박을 이어갔다. 이어 남 판사가 특검, 변호인단과 윤 전 대통령 각자에게 궁금한 부분을 묻는 식으로 재판이 진행됐다. 영장심사가 길어지자 남 판사는 저녁 식사(1시간)와 휴식(10분)을 위해 두 차례 휴정했다. 윤 전 대통령은 경호원들이 인근에서 사 온 나물 도시락으로 식사했다.
영장심사에선 윤 전 대통령이 올 1월 수사기관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라고 경호처 간부들에게 지시했는지 등이 핵심 쟁점이 됐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당시 박종준 경호처장과 김성훈 경호처 차장 등에게 “관저 안으로 수사관들을 들이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적법한 영장 집행을 거부하는 불법 행위를 지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윤 전 대통령이 지시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내란죄에 대한 수사 권한이 없는 공수처가 서울서부지법에서 ‘영장 쇼핑’을 통해 불법 영장을 받은 것이므로, 이를 경호처 직원이 막아선 건 정당한 경호 행위란 주장을 이어갔다.
● 특검 “말 맞추기 우려” vs 尹 “정치적 목적에 의한 수사”
호송차 타고 서울구치소로 9일 오후 9시 반경 윤석열 전 대통령을 태운 호송차가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들어서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구치소 내 피의자 대기실에서 머물렀다. 의왕=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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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최미송 기자 cm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