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환자 2년 연속 700명 넘어 전문가 “남북 협력 방역체계 필요 야외선 긴옷 입고 기피제 뿌려야”
“이번 여름 ‘모기 습격’에 대비해 기피제를 세 개나 사뒀어요.”
지난달 30일 경기 파주시 문산읍에서 만난 농민 김명하 씨(64)는 분무기로 하수구와 물웅덩이에 살충제를 뿌리며 이렇게 말했다. 파주시는 하루 평균 말라리아 매개 모기 개체 수가 정부 기준을 넘어 지난달 20일 말라리아 주의보가 발령됐다. 김 씨는 “밭에 작업을 나갈 때는 반드시 긴 옷을 입고, 온몸에 모기 기피제를 뿌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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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남북 협력 방역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질병청이 2030년 국내 말라리아 퇴치를 목표로 모기 감시를 강화하고 세계보건기구(WHO)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말라리아에 대한 남북 공동 방역이 실시됐던 2008년에서 2011년에는 말라리아 환자 수가 감소 추세를 보였으나 남북 관계가 경색돼 사업이 중단된 2012년 이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야외 활동 시 개인 방역을 당부했다.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과 교수는 “짧은 옷뿐만 아니라 몸에 달라붙는 옷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몸에 달라붙는 옷은 2.5mm 정도 길이의 모기침에 의해 뚫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여름철 야외 활동을 하고 싶다면 방충망이 달린 텐트 등을 활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겸임교수는 “말라리아 매개 모기는 최종 숙주인 사람 특유의 냄새를 좋아한다. 모기 기피제가 이 냄새를 교란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주=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