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숍 주인에게 ‘스케치북 애정 고백’ 경찰관…법원 판단은?

민원인에 폭언·근무 태만 경찰, 강등 처분에 소송 “징계 정당”

부산고등·지방법원 전경 ⓒ News1

민원인에 폭언, 후배 갑질, 근무 태만 등으로 강등 처분을 받은 경찰관이 징계가 부당하다고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부산지법 행정1부(천종호 부장판사)는 부산경찰청 소속 경사 A 씨가 부산경찰청을 상대로 낸 강등처분취소 소송에서 A 씨의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5일 밝혔다.

법원이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A 씨는 2001년 10월 순경으로 임용돼 2018년 1월 경사로 승진했다가 2023년 10월 △부적절한 언행 △민원 취소 강요 △후배 경찰에 갑질 △개인정보 부당 취득 △근무태만 등을 이유로 강등 처분받았다.

구체적인 사례로 2023년 4월 부산 해운대구에서 A 씨는 순찰 근무를 하던 중 한 커피점 바깥에서 가게 안에 있는 여주인에게 스케치북을 이용해 애정 고백을 하는 등 근무를 태만히 했다.

같은 해 7월 6일 오후 1시 30분쯤에는 교통사고로 출동해 함께 있던 후배 경찰에게 사고 가해자인 중국인 여성의 연락처를 넘겨받고 ‘그 여자가 싱글이면 내가 연락해도 죄가 안되겠지’라고 말했다.

같은 달 22일 오후 ‘별거 중인 남편이 집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신고자와 함께 현장으로 가서 남편이 이상 없음을 확인했다. 이후 A 씨는 신고자가 같은 내용으로 2번째 신고했다는 이유로 화를 내며 “경찰 말이 말 같지 않냐. 자살한 사람은 짜증을 내지 않는다”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4일 뒤 이 사건으로 민원이 접수되자 민원을 제기한 사람에게 ‘민원을 취소해달라’며 4시간 30여분 간 전화 20통, 문자 19회를 보냈다.

재판에 이르러 A 씨는 “처분 사유에 하지도 않은 말을 한 것처럼 적혀있고 했던 말도 왜곡된 상태로 적혀있다”며 “이를 토대로 이뤄진 처분은 위법하고, 사실이 맞다고 하더라도 과중한 처분이 내려졌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를 보면 A 씨가 했던 행동이 실제로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실을 들었다고 진술한 민원인, 경찰 등이 사실을 왜곡했다고도 보이지 않아 이 사건 처분 사유는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A 씨의 행위는 경찰 내부적인 기강과 국민의 경찰에 대한 신뢰를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경찰공무원 징계령 등에 따라 이 사건 처분은 징계기준 범위 내에 있다고 보인다”고 판시했다.

(부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