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팬들에게 죄송…비난 여론 변명 없이 감수할 것”
23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BO리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kt 이종범 코치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5.05.23.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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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현장을 떠나 예능프로그램을 택한 이례적인 행보에 당사자인 이종범 전 KT 위즈 코치의 공식 해명에도 소란은 계속되고 있다.
전례 없는 상황에 크게 놀란 야구팬들은 여전히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야구계 안팎의 거센 비판의 목소리에도 이종범 전 코치는 은퇴 후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후배 선수들을 위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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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후배들이 ‘종범이 형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한 것이 선택에 가장 크게 반영됐다”며 “이 친구들이 최강야구를 통해 좋은 기회를 얻고, 그 이후 또 달라진 상황들이 연출되는 상황들을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종범이라는 이름값을 후배들을 위해 기꺼이 이용했다. 이 전 코치는 “그런 것들이 반영된다면 저로서는 무한히 감사할 뿐”며 후배들의 재기를 진심으로 응원했다.
1993년 해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뛰어든 ‘바람의 아들’ 이종범은 명실상부 KBO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었다.
데뷔 2년 차이던 1994년 타율(0.393), 안타(196개), 득점(113점), 도루(84개), 출루율(0.452) 1위에 올라 그해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며 리그를 호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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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12년 KIA 타이거즈에 영구결번을 남기고 은퇴, 이후 해설위원과 코치 등으로 활동하며 야구인으로서 제2의 삶을 펼쳤다.
올 시즌부터는 이강철 감독과 함께 KT에서 지도자 생활을 이어왔으나, 지난달 27일 돌연 코치직 사퇴 소식을 전했다.
프로팀 코치직을 버리고 예능프로그램 감독직을 선택한 것에 대해 논란이 크게 일자 이 전 코치는 전날(6월30일) JTBC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그는 “시즌 도중 구단을 떠나게 돼 KT 위즈를 응원해 준 팬들께 죄송하다. 제안을 받고 많은 걱정에 며칠을 심사숙고했다”며 “한국 야구의 흥행과 저변 확대, 은퇴 선수 재조명, 유소년 등 아마추어 야구 지원을 위해 최강야구 감독직을 수락했다”고 선택의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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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 전 코치는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 특히 KT 팬들에겐 죄송한 마음뿐이다. 그 외에는 말씀드릴 게 없다”면서 “제가 결정한 만큼 비난 여론에도 변명 없이 다 감수하고 가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예능이고 은퇴 선수라 하더라도 프로선수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진심으로 임하는 친구들이 많다. 이들과 함께 열정적으로 한다면 팬들도 조금은 인정해 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조심스럽게 마음을 다잡았다.
이 전 코치는 “최강야구 선수들과 미팅했을 때 ‘모든 것을 버리고 왔다’고 말했다”며 “이제 그들과 한배를 탔다. 야구팬들과 시청자들에게 진심을 보여주는 것이 앞으로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각오도 굳혔다.
아울러 “유소년들에게도 많은 것들을 가르쳐주고, 아마추어 선수들을 지원하고, 은퇴 선수들의 새로운 도전을 이끌 수 있는 일이라면 예능이라도 프로야구와 완전히 다른 세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소신도 전했다.
시즌 도중 예능프로그램을 위해 프로팀 코치에서 사퇴하면서 더 이상 KBO리그 구단 지도자로서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는 비난도 거셌다.
하지만 이 전 코치는 “현재로서는 먼 미래보다 앞으로 다가올 일들만 생각하겠다. 당장 프로그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