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사무총장과 대화하는 트럼프 25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기념 촬영 도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앞줄 가운데)이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앞줄 왼쪽)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헤이그=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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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스페인을 향해 “끔찍하다. 빚을 안 갚고 있는 유일한 나라다”라고 비판했다. 스페인이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한 나토의 결정에 반대한 것을 두고 이같이 직격한 것이다. 그러면서 “스페인과 무역 협상을 진행 중인데 (관세) 두 배를 내게 하겠다”고 했다. 국방비 증액 거부에 관세 폭탄으로 보복하겠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는 비단 스페인에만 그치지 않는다. 사실 나토 회원국들이 향후 10년 안에 국방비를 GDP의 5%로 올리겠다고 합의했지만 대부분의 회원국이 11년 전 약속한 GDP 2% 목표를 이제 겨우 넘어선 상황에서 다시 그 2.5배로 늘리겠다는 약속이 제대로 이행될지는 미지수다. 그 목표의 현실성에 대해선 스페인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의문을 제기한다. 그런 회의론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 경제가 완전히 날아갈 수도 있다”는 협박을 서슴지 않은 것이다.
그 경고는 유럽을 넘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를 향한 것이기도 하다. 미국은 나토의 ‘GDP 5% 기준’을 아시아 동맹에까지 적용하겠다고 이미 공언한 상태다. 일본에선 미국 측의 국방비 증액 압박에 7월 초로 예정된 미일 외교-국방장관(2+2) 회의를 보류하기로 했다고 한다. 미국 측은 한국에도 주한미군 주둔비 분담금 외에 미군 전략자산의 전개 비용 같은 추가 부담을 거론하고 있다. 미국의 상호관세 90일 유예 기간이 불과 열흘가량 남았는데, 관세 부과에 더해 안보 비용까지 협상하는 ‘원스톱 쇼핑’을 강요당하는 것 아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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