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혁 북한이탈주민이 25일 서울 종로구 유엔 인권사무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피해자 및 증인이 바라보는 지난 10년 간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 인권 상황 공개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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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한국 드라마와 K팝을 유포했다는 이유로 주민을 공개 처형한 정황이 탈북민들의 증언을 통해 드러났다. 문자메시지 속 ‘오빠’ 호칭과 하트(♥) 이모티콘까지 단속 대상으로 삼았다는 증언도 이어지며 충격을 주고 있다.
유엔인권사무소 서울사무소는 25일 서울 중구 글로벌센터에서 ‘피해자 및 증인이 바라보는 지난 10년간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 인권 상황’을 주제로 공개 증언 행사를 열었다.
■ 드라마·K팝 유포 시 공개 총살당해…한 번에 12명 처형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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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2020년 12월, 남한 영상물 유포자는 사형에, 시청자에게는 최대 15년형을 부과하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한 바 있다. 김 씨의 증언은 이 법이 실제 사형 집행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맹효심 북한이탈주민이 25일 서울 종로구 유엔 인권사무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피해자 및 증인이 바라보는 지난 10년 간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 인권 상황 공개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 “이름에 ‘오빠’, ♥ 쓰면 경고”…휴대전화 이모티콘도 단속
같은 자리에서 증언한 또 다른 탈북민 맹효심 씨는 “2015년부터 휴대전화 검열이 본격화됐다”며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을 ‘오빠’로 저장하거나 이름 뒤에 하트(♥) 이모티콘을 붙이면 청년동맹에서 ‘○○동지’로 바꾸라고 지적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드라마나 음악을 듣다 걸려도 300~400달러를 내면 넘어갈 수 있었지만, 최근엔 처벌을 피하기 위해 요구되는 뒷돈 액수가 훨씬 커졌다”며 “저도 한국 드라마를 좋아해서 늘 ‘이러다 나도 총살당할 수 있겠다’는 불안 속에 살았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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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 기자 tmd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