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대사관 직원 피격 사망 열흘만에 또 反유대 테러
1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또 다시 반(反) 유대주의 테러로 추정되는 사건이 일어나 6명이 다쳤다. 지난달 워싱턴에서 이스라엘 대사관 직원 2명이 총에 맞아 숨진 지 열흘 만의 테러 재발에 미국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30분 경 이스라엘 옹호 행사가 열리고 있던 콜로라도주 볼더시의 펄 스트리트 쇼핑몰 근처에서 “무기를 소지한 남자가 사람들에게 불을 붙였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목격자들은 한 남성이 “팔레스타인에 자유를”을 외치며 일종의 화염방사기를 사용해 이스라엘 옹호 행진을 하던 군중 속으로 불을 뿜었다고 전했다. 이날 사고로 67세에서 88세 사이의 시민 6명이 심각한 화상 등 부상을 입었다.
1일(현지 시간) 미국 콜로라도 볼더의 펄스트리트몰 인근에서 경찰이 화염병 투척 현장을 조사 중이다. 2025.06.02 볼더=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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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의 X 게시물을 인용해 “용의자는 비자를 초과 체류했으며 이전 행정부에서 취업 허가를 받은 자”라고 전했다. 유대인인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런 끔찍한 일이 계속돼서는 안된다”며 “우리는 반 유대주의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가자지구 전쟁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며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워싱턴DC에서 젊은 유대인 교류 행사에 참여 후 귀가하던 이스라엘 대사관 직원 2명이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미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4월에는 괴한이 한 밤중에 유대인인 조쉬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의 관저에 침입 후 불을 질러 논란이 됐다.
AP통신은 “이번 사건이 벌어진 지역에서는 4년 전에도 총격 사건이 발생해 10명이 사망했던 곳”이라고 조명했다. 해당 지역은 미국 최악의 총기 사건 중 하나로 꼽히는 1999년 컬럼바인 고교 총격 사건이 발생한 곳과도 가깝다. 당시 컬럼바인 고교에서는 학생 두 명이 900여 발의 총알을 무차별 난사해 13명이 사망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