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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17일 국민의힘 탈당을 선언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진 탈당을 요구한 지 이틀 만이다. 대선 후보 첫 TV토론을 앞두고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이 답보 상황에 빠지자 탈당 문제를 정리해 지지율 반등을 노려야 한다는 당내 기류를 반영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저는 오늘 국민의힘을 떠난다”며 “길지 않은 정치 인생을 함께 하고 저를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국민의힘을 떠나는 것은 대선 승리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전체주의 독재를 막고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기회”라며 “국민의힘 김문수에게 힘을 모아 달라. 반드시 투표에 참여해 달라. 여러분의 한 표 한 표는 이 나라의 자유와 주권을 지키고 번영을 이루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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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국민의힘 내에서는 6·3 대선을 앞두고 중도 확장을 위해 윤 전 대통령의 출당 또는 자진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 측은 “대선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다 하겠다”면서도 탈당 여부는 김 후보의 결단에 맡기겠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김 후보도 “대통령이 잘 판단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당내 탈당 요구에는 거리를 뒀다.
하지만 김 비대위원장 체제 직후 당 지도부는 공개적으로 윤 전 대통령 탈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특히 18일 열리는 대선 후보 첫 TV토론 전 매듭을 지어야 한다는 기류가 강했다. 윤 전 대통령 탈당 이슈가 장기화되면 탈당으로 인한 김 후보의 지지율 상승 효과가 반감될 것을 우려했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15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당과 대선 승리를 위해 결단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며 ”대통령께 정중하게 탈당을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이 첫 TV토론 하루 전인 이날 탈당을 발표한 것도 이 같은 우려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은 15일 저녁과 16일 오전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려 “김문수 대선 후보를 어떻게든 도와라”며 “나도 도움 되는 쪽으로 어떤 것이든 다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친윤계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탈당 여부를 본인이 알아서 판단할 것이란 반응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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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선대위원장인 나경원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대의를 위한 결단, 그 뜻을 존중한다. 국민의힘 김문수에게 힘을 모아 주십시오”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도 “윤 전 대통령의 결단을 존중한다”며 “이제는 정말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린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