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상반기 경제전망…올해 0.8%, 내년 1.6% 성장 전망 소비(1.4%)·투자(-0.9%)·수출(0.3%) 모두 위축…불확실성↑ “통상분쟁 격화하는 경우 추가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 0%대 이하 IMF·오일쇼크·팬데믹·금융위기 등 네 차례뿐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10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8%(40억1000만 달러) 감소한 128억 달러, 수입은 15.9%(27억6000만 달러) 줄어든 146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미국발 관세정책으로 불안정한 교역상황 속에서 수출과 수입이 모두 급감했다. 12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5.05.12 [부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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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대로 하향조정했다. 건설업 등 내수 부진과 정국 불안, 미국발 관세 전쟁 등의 영향이 겹치면서 경제위기 수준의 경기 위축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KDI는 14일 발표한 ‘2025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0.8%로 전망했다. 지난 2월 전망(1.6%) 때보다 예측치를 0.8%포인트(p)나 낮췄다.
국내총생산(GDP) 수준을 결정하는 소비와 투자, 수출이 모두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소비 증가율은 1.4%로 제시했다. 총 고정투자는 0.9% 감소하고, 이 중 건설투자는 4.2%나 급감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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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시장도 위축될 거라는 전망이다. 올해 취업자수 증가폭은 지난해(16만명)보다 축소된 9만명, 실업률은 지난해(2.8%)보다 상승한 3.0%를 전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024년(2.3%)보다 낮은 1.7%를 제시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외 충격과 대내 충격이 모두 있다. 대외에서 발생한 충격(관세)으로 인해서 우리 경제에 파급된 게 대략 0.5%p, 또 내부적으로 정국 불안이 해소가 잘 안되고 건설업 공사가 지연된 것이 0.3%p 정도로 산출됐다.”고 설명했다.
KDI는 통상 분쟁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완만한 내수 회복으로 2026년 우리나라의 성장률은 1.6%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총소비(1.7%)와 총고정투자(2.0%)가 올해보다는 개선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글로벌 통상 갈등의 전개 상황에 따라 성장세가 더 크게 꺾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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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미국이 높은 관세율을 유지하는 가운데 상대국들이 보복 관세로 대응하며 통상 분쟁이 격화되는 경우 우리 경제의 성장에도 추가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0%대 성장률은 과거 우리나라가 경제 위기나 경기 침체에 빠졌을 때 드물게 경험했던 일이다. 1960년 이후 우리나라의 연간 성장률이 1.0%에 미치지 못한 것은 ▲1998년 IMF 외환위기(-4.9%) ▲1980년 오일쇼크(-1.5%)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0.7%)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0.8%) 등 4차례 밖에 없었다.
최근 국내외에서 올해 한국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줄을 잇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0.7%), 블룸버그 이코노믹스(0.7%), 캐피탈 이코노믹스(0.9%), 씨티그룹(0.8%), 하이투자증권(0.8%), IM증권(0.8%), ING그룹(0.8%), JP모건(0.7%) 등이 0% 대의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했다.
정규철 실장은 “(미국의 관세 조치가) 지금 현재 수준이 90일 뒤에도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을 기본 가정으로 했다”며 “지금 기본 관세 10%를 내고 있는데, 이게 유예되지 않고 관세가 올라간다면 하락폭은 0.8%p를 넘을 것이고, 10% 아래로 내려간다면 상방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