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동 순방에 맞춰 기증… 역대 美대통령 외국선물 중 최고가 트럼프 “에어포스원으로 활용”… 퇴임후엔 자신 보유 뜻도 밝혀 민주당, 의회 차원 조사 예고… 트럼프 “민주당, 세계적 루저”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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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기를 선물 받는 게 ‘미국 우선주의’냐.”(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민주당은 세계적인 ‘패배자(loser)’들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13∼16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3개국을 순방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카타르로부터 대당 4억 달러(약 5600억 원)인 보잉 ‘747-8’ 항공기를 선물 받기로 했다. 역대 미 대통령이 외국에서 받은 선물 중 최고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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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인 민주당은 “현직 대통령이 외국과 결탁해 노골적인 뇌물을 받았다”며 의회 차원의 조사를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민주당을 ‘패배자’라고 조롱하며 공짜 선물을 왜 마다하느냐고 맞섰다. 논란이 고조되자 카타르 측은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를 둘러싼 미 정계의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35년 된 낡은 에어포스원에 불만
선물 제안은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와 가까운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이 한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 측은 올 2월 해당 비행기를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로 보냈고 트럼프 대통령 측이 만족을 표했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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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낡은 에어포스원에 불만을 표했다. 현재 쓰이는 에어포스원 두 대는 1990년 도입된 보잉 ‘747-200’. 노후 기종으로 잦은 정비가 불가피하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 보잉으로부터 두 대의 ‘747-8’을 에어포스원으로 납품받기로 했다. 그러나 2024년 인도받기로 했던 한 대는 코로나19, 보잉 하청업체의 부도 여파 등으로 인도 시점이 2027년으로 늦춰졌다. 나머지 한 대는 아예 그의 퇴임 이후 납품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대한 불만이 큰 상황에서 카타르 측이 선물을 제안하자 덥석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 민주당 “노골적 뇌물 수수” 비판
카타르에는 미 공군의 해외 최대 기지인 알우데이드 기지가 있다. 미국이 카타르와의 안보 협력을 강화해줘야 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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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및 보안 우려도 크다. 백악관 비밀경호국(SS)은 외국 정부가 준 비행기를 에어포스원으로 쓰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항공 전문가는 CNN에 “에어포스원은 미사일 공격, 핵폭발 충격파 등으로부터 대통령을 보호해야 한다”며 감청 장비 등을 탐지하기 위해 해당 비행기를 사실상 분해하는 수준으로 개조해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드시 이 선물을 받아내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11일 트루스소셜에 “국방부가 공짜 항공기 한 대를 받게 되는 것은 공개적이고 투명한 거래”라며 “민주당은 세계적 수준의 패배자”라고 주장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