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레이스] 韓, 46년만에 권한대행 시정연설 禹, 연설 마친 韓 이례적으로 불러… “파면 대통령 보좌 책임” 출마론 겨냥 韓, 출마 질문엔 “고생 많으셨습니다”
2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이 끝난 뒤 우원식 국회의장이 한 권한대행을 향해 “파면당한 대통령을 보좌한 국무총리로서, 권한대행으로서 책임을 크게 느껴도 족한 때”라고 비판하자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단상 앞으로 나가 항의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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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면당한 대통령을 보좌한 국무총리로서 책임을 크게 느껴도 부족한 때입니다.”
2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마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향해 우원식 국회의장이 직격탄을 날렸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 권한대행의 단일화를 통한 대선 출마론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우 의장이 말을 마치자 한 권한대행은 고개를 끄덕였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가 자리를 박차고 단상으로 나가 우 의장에게 항의했고,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와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가 따라 나가 맞불을 놓으면서 소란이 일기도 했다.
● 민주당 의원들, “사퇴해” 야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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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정연설은 예정 시각보다 15분 늦어진 10시 15분경 시작됐다. 시정연설 전에 국회의장이 주관하는 사전 환담은 한 권한대행의 일정이 빠듯해 이뤄지지 않았고 민주당 의원총회가 끝난 뒤 시작된 것이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대통령과 국회의원이 입장하는 본회의장 중앙 정문이 아닌, 총리와 국무위원들이 입장하는 옆문으로 들어와 착석했다. 이때 국회 의사국 관계자가 한 권한대행에게 “연설을 마친 뒤 잠시 기다려 달라”고 알렸고 한 권한대행은 “의장님이 하실 말씀이 있으시면 듣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 권한대행이 연단에 오르거나 본회의장에서 퇴장할 때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고 연설 중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일부 의원들은 연설 전에 인사하는 한 권한대행을 향해 “사퇴해”라고 외쳤다.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내란대행 사퇴하라” “매국 협상 중단”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며 반발했고 연설이 시작된 뒤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연설 도중 두 차례 박수를 치며 환호를 보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도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시정연설을 마친 뒤에도 “출마 여부에 대해 한마디 해 달라”는 기자들에게 “고생 많으셨습니다”라고 짤막하게 답한 뒤 국회를 떠났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시정연설을 한 건 1979년 11월 박정희 전 대통령 유고로 최규하 당시 권한대행이 시정연설을 한 이후 46년 만의 일이었다.
● 韓, “관세 유예 기간 내에 국익 극대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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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에 대한 국가 차원의 투자를 강조하던 한 권한대행은 2층 방청석에 앉아 있는 초등학생들을 올려다보면서 “방청석에 와 있는 젊은 세대, 청년을 위해 절실한 투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설문 원고에 없던 즉석 발언이었다고 한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