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거진 ‘셀 USA’] “미스터 투 레이트” 금리인하 압박… 연준 독립성 우려 등 투자자들 불안 뉴욕 3대증시 일제히 2%대 하락… 월가 “파월 해임땐 시장 반격” 경고 금값 3400달러 돌파하며 최고가
● 연일 파월 때리기에 나선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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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에너지 비용과 식료품 가격이 상당히 낮아졌고, 다른 대부분의 ‘물가’도 하락 추세”라면서 “사실상 인플레이션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파월이 지금 당장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다면 경제는 둔화할 수 있다”면서 자신의 기준금리 인하 요구에도 금리를 잇달아 동결한 파월 의장이 “언제나 너무 늦다”고 비판을 거듭했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국채 금리 하락을 유도하길 바라던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이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침체)을 경계하면서 신중한 태도를 나타내자 공격 수위를 높였다는 분석이다. 특히 파월 의장이 이달 16일 “관세가 올해 내내 우리를 물가와 실업률 안정에서 더 멀어지게 할 가능성이 크다”는 등 관세 정책의 부작용을 거론하자 이에 크게 분노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파월 의장의 해임을 요구하는 등 금리 인하에 대한 압박을 키우고 있다. 앞선 17일에는 법적으로 임기가 보장된 파월 의장의 해임을 “더 미룰 수 없다”라고 썼고, 같은 날 취재진에게는 “내가 그(파월 의장)를 내쫓고 싶다면 아주 빠르게 그렇게 될 것”이라고 했다.
● 흔들리는 미국에 대한 신뢰, 美 증시와 국채 가격·달러 가치도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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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미 자산 시장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 대비 124.50포인트(2.36%) 떨어진 5,158.20에 마감했다. 나스닥지수(―2.55%)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2.48%)도 미끄러져 내렸다. 미국의 빅테크 업체들의 주가도 추락했다. 테슬라가 5.75% 급락한 가운데 엔비디아도 4.51% 하락했다.
미국의 신뢰도에 금이 가고 기축 통화인 달러화 지위가 흔들리면서 미 채권 가격도 추락했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이달 초까지 3.85%였지만, 최근 4.58%까지 치솟은 뒤 현재 4.4%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도 97.9까지 떨어지는 등 3년 만에 최저점을 찍기도 했다.
벤 파월 블랙록 아시아·태평양 담당 최고투자전략가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이전까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가속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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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