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의 통상 협상을 담당할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가운데)이 16일 도쿄에서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쿄=AP 뉴시스
미국과 일본이 한국 시간으로 17일 미국에서 관세 협상의 첫 회의를 갖는다. 일본 측 협상 대표를 맡은 아카자와 료세이(赤沢亮正) 경제재생상은 “미일 양측에 윈윈이 되는 협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무역, 환율, 방위 분야에서 전방위 압박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국과 산업구조가 유사한 일본의 앞선 협상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16~18일 미국을 방문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회담한다. 그는 16일 출국 전 공항에서 “준비는 끝났다. 제대로 국익을 지키는 협상을 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섭은 때론 담당자들 간의 신뢰관계에 따라 결과가 크게 좌우될 수 있다”며 “협상 상대인 베선트 장관 등과 신뢰관계를 확고히 구축해 윈윈이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는 정무관(한국의 차관급) 회의에서 “(미국의 요구) 내용이 아직 분명하지 않다”며 중소기업 등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파악해 지원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고 NHK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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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협상단을 이끄는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이시바 총리의 최측근이지만, 대미 협상 경험이 부족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도쿄대 법학부 졸업 후 운수성(현 국토교통성)에 들어갔고 중의원에 당선 후 내각에서 국토교통성 정무관을 맡은 ‘교통통’이다. 그는 “내 힘과 실적이 부족한 것은 누가 봐도 분명하지만 전력을 다해 대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방미 전 대미 교섭 경험이 풍부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전 자민당 간사장 등을 만나 협상 관련 ‘원포인트 레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테기 전 간사장은 2018년 경제재생상을 맡아 트럼프 1기 행정부와의 무역 협상에 참여했던 인물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이 모테기 전 간사장으로부터 “첫 만남에서는 교섭 대상의 범위를 확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을 들었다고 전했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