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H20’ 中수출 규제…대규모 美투자 ‘로비’도 안 통해 H20에 쓰이는 HBM3 공급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타격
그래픽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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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격화되는 미중 관세 전쟁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전쟁으로 확전됐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저성능 AI 반도체 ‘H20’과, 이와 비슷한 성능을 내는 AMD의 ‘MI308’까지 대중(對中) 수출 통제 목록에 포함시켰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반도체 해외 수출 규제로 인해 엔비디아뿐 아니라 중국 AI 투자 붐을 기대했던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가 H20을 중국에 수출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통보했다”며 “해당 규칙은 무기한 유지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미 정부 당국자들은 H20이 중국의 슈퍼컴퓨터에 사용될 것이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이번 조치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H20 반도체는 미국이 2022년 고성능 AI 칩의 대중 수출을 규제하면서 중국 시장을 겨냥해 따로 설계된 제품이다. 엔비디아의 고성능 주력 제품인 ‘H100’ 대비 연산 능력이 약 20%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올 초 중국 AI 기업 딥시크가 저사양 AI 반도체로 생성형 AI 개발에 성공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H20 물량을 대거 사들이기 시작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워싱턴의 H20 규제는 미국이 어떻게 관세와 무역 장벽을 활용해 베이징에 대한 압력을 높이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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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의 관세 협상에 자신도 참석한다고 알렸다. 그는 16일 트루스소셜에 “일본이 오늘 관세, 군사 지원 비용, 무역 공정성에 대해 협상하러 온다. 나도 재무·상무장관과 함께 이 회의(일본과의 관세 협상)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지원 비용을 언급한 건 통상과 안보를 함께 묶어 관세 협상에 나서는 ‘원스톱 쇼핑’을 강조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