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NOW] 밍글스, 국내 유일 미쉐린 3스타 선정 프랑스에선 성경책 다음 많이 팔려 독창적 매력을 가진 요리 색깔 중요… 음식 문화-지역 관광 활성화에 기여
지난달 열린 ‘미쉐린 가이드 서울&부산 2025’ 행사에서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이 발표됐다. 김유경 푸드디렉터 제공
올해 국내 유일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으로 선정된 강민구 셰프의 ‘밍글스’ 메뉴(위 사진)와 레스토랑 내부 전경. 사진 출처 미쉐린 가이드 홈페이지
미쉐린 가이드는 1889년 앙드레 미슐랭과 에두아르 미슐랭 형제가 함께 세운 미쉐린 그룹에서 1900년에 창간한 책으로 1년마다 판을 바꾼다. 2000년에 미쉐린 가이드 창간 100주년 기념 부록으로 만들어진 초판 복각본 머리말에는 이렇게 씌어 있다. ‘이 책은 프랑스를 여행하는 운전자들에게 유용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자동차에 필요한 부품을 조달하고 차를 수리하고 묵을 곳이나 먹을 장소를 찾고, 편지를 부치거나 전신, 전화로 연락하는 데 유용하다.’ 책 앞부분에는 타이어의 탈착과 수리 방법이 쓰여 있고, 전국 미쉐린 타이어 취급점 목록이 이어진다. 알파벳 순으로 2000여 곳에 가까운 마을 이름을 차례대로 싣고 각 마을의 인구, 철도역의 유무, 우체국의 유무, 전화 연락 가능 여부, 주유소 유무 등 모든 것을 기호와 약자를 사용해 수록했다. 지금은 내비게이션도 있고 휴대전화로 지도를 실시간으로 찾아볼 수 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아날로그 방식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미쉐린 가이드는 운전자의 벗이자 안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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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가이드 무료 배포를 중지한 것은 1920년부터다. 미슐랭 형제가 어떤 수리공장에서 가이드북이 작업대 밑에 깔려 있는 것을 본 뒤 ‘우리의 선전 비용을 독자에게 대리 지불하게 하자’라는 말을 내뱉고 1920년 판부터 7프랑에 판매했다. 자동차 회사나 호텔, 레스토랑의 외부 광고를 없애 공정하고 중립적인 입장도 확보했다.
미쉐린 평가원들은 익명으로 레스토랑을 방문해 크게 여러 가지 기준에 따라 식당을 평가한다. 음식에 사용된 재료의 신선도와 품질, 요리를 통한 셰프의 기술과 숙련도, 맛의 완성도, 각 요리의 맛이 얼마나 조화로운지, 요리에 셰프의 개성과 창의성이 얼마나 담겨 있는지, 일관성이 있는지다. 이는 전 세계 어디에나 동일하게 적용되지만 나라별로 가지고 있는 고유의 식문화와 이를 모던하게 풀어냈는지도 추가적으로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쉐린 가이드 인터내셔널 디렉터인 그웬달 풀레네크와의 인터뷰에서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얻었다. 한국은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등으로 섬세한 미식 문화가 발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오래전부터 대를 거쳐 내려오는 전통 장류나 김치 제조법이 존재했다. 한국의 많은 셰프들이 한국 전통 고유의 맛을 새롭게 재해석하는 노력이 돋보여 이러한 부분에 더 많은 가치를 두고 있다. 미쉐린 가이드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만을 위한 책이 아니고, 훌륭한 맛과 미식 경험을 추구하는 한국인과 한국을 찾는 외국인 모두가 납득할 만한 훌륭한 레스토랑을 선정하고 있다.
서울과 부산은 미식의 도시로서 매력이 넘치는 곳이다. 올해는 평양냉면이나 국밥집 같은 한국에서만 만날 수 있는 고유의 요리 전문점도 빕구르망 리스트에 많이 등재되었다. 이는 도쿄, 홍콩, 방콕 등 타 아시아 국가에서도 볼 수 있는 트렌드다. 프렌치 레스토랑이 더 높은 점수를 받는 것도 아니고, 다른 곳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각 지역의 색깔을 담은 곳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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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경 푸드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