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채널A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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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와 관련해 헌법재판소 결정에 승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통령 탄핵 정국이 이어지며 정치권이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 상황에 대해선 “(여야 갈등을) 풀어야 한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안 된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개헌’에 대해 말을 아껴오던 이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개헌을 했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서 ‘대한민국 위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주제로 ‘보수 논객’ 정규재 씨와의 대담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가 최근 잇따라 유튜브 방송에 출연하고 있는 가운데 보수 색채가 강한 인사와 대담을 나누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부터 친야 성향의 유튜브 채널인 ‘이동형 TV’ ‘새날’ ‘매불쇼’ 등에 나왔다. 지지층 결집에 주력하던 이 대표가 정 씨와의 대담을 통해 진영을 넘어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대담은 이 대표가 “(정 씨와) 이야기를 나눠 보고 싶다”고 말하며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인 출신인 정 씨는 보수 성향의 유튜브 채널 ‘정규재TV’를 운영 중이다. 2017년 1월 탄핵심판을 받던 박 전 대통령이 해당 채널에 출연한 바 있다. 정 씨는 과거 유튜브 방송에서 이 대표를 겨냥해 원색적인 비판을 했었다. 이 대표는 “(정 씨는) 아픈 소리를 많이 하셨던 분이지만 탄핵 사태를 거치면서 우리 사회의 보수와 진보 규정을 좀 달리해야하지 않을까 해서 그런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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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들어 29번의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이를 두고 여권 일각에서 ‘줄탄핵이 내란 아니냐’고 따져물은 데 대해 이 대표는 “좀 많은 건 사실인데 우리가 좋다고 했겠느냐. 비판이 있을 걸 우리도 안다”며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문제로 수만 명이 피해봤는 데 (검찰이) 무혐의 처분했다. 방치해야 하나? (윤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된 후) 헌재 재판관이 6명밖에 없어 심리도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어떻게 방치하냐”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검사 등의 탄핵이 정당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다.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 방송 장면.
정 씨가 ‘정치권 갈등을 해소해야겠다는 생각은 하냐’고 묻자 이 대표는 “이렇게 가서는 끝이 없다”며 “융통성도 있어야 하고 타협, 양보도 있어야 한다”며 “민주당을 ‘일극체제 아니냐’ ‘당이 아니라 조직 같다’고 말하는 데 공격이 너무 거세서 결집한 측면이 있다. 우리도 저항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이걸 풀어야 한다. 벌어지면 끝이 없다. 정치 보복도 비슷하다. 보복이 끝없이 확장된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안 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또 “분열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최근 ‘체포동의안’ 발언을 놓고 비명(비이재명)계의 반발이 이어진 데 대해 “저의 부족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지금은 심각한 의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달 초 한 유튜브 방송에서 2023년 9월 자신의 체포동의안에 찬성 표결을 했던 비명계 의원들을 향해 “검찰과 당내 일부가 짜고 한 짓”이라면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내 계파 갈등에 대해 “어느 집단이든 주류가 있다”며 “저는 계파를 안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개헌’을 진작 했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촛불혁명 이후 대혼란이 있을 때 개헌도 해야 했고 세력 재편도 해서 합리적 보수·진보 진영이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갔으면 얼마나 좋았겠느냐”며 “이번에는 그 기회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여야 잠재적 대권 주자들이 일제히 ‘임기단축 개헌’을 꺼내들었으나 이 대표는 그동안 “내란 종식이 우선”이라며 개헌 논의에 선을 그어왔다. 이 대표가 이후 개헌에 대해 구체적 입장을 밝힐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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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