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어려우니, 빨리 갚아 달라” 40대 가장, 지인에 사망 전날 문자 경찰, 가장 투신후 집 강제개방 안해 27시간 지나 아내-자녀 둘 시신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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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시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추락해 숨진 40대 가장은 지인에게 빌려준 돈 3억 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황을 비관했던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경기 수원중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9일 오전 4시 29분경 수원시 장안구의 한 아파트 단지 지상 주차장에서 4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전날 지인에게 “생활이 어려우니 빌려준 돈을 빨리 갚아 달라”고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남성이 자신이 사는 아파트 꼭대기 층인 25층에 올라가 투신한 것으로 파악하고 40대 아내, 10대 아들과 딸과 함께 사는 집을 찾아갔다. 하지만 문이 잠겨 있어 되돌아왔다. 인근 주민이 경찰에 “이 집 가족들은 주말마다 여행을 간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이를 믿고 문을 강제 개방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당일이 일요일이라 주민센터 문이 닫혀 있어 다른 가족을 찾아내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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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휴대전화 메시지 내역 등을 토대로 사망한 남성이 아파트에서 추락하기 전 가족들을 살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선 채무 관계 때문에 비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