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헤리티지재단 ‘경제자유 보고서’ 韓노동시장 56점 받아 100위로 하락… 北-中보다 1단계 높은 ‘부자유’ 등급 조세 자유도 59.6점 하위권 머물러… “정치적 혼란, 경제에 영향” 분석도
● 경직적 노동 시장, 韓 성장에 발목
문제는 한국의 낮은 노동시장 자유도가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헤리티지 재단은 노동시장 자유도 평가를 2005년 신설했는데, 그 이후 한국은 줄곧 부자유 또는 억압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2009∼2014년은 노동시장의 자유가 극도로 억제된 국가에 부여하는 ‘억압’ 등급을 받기도 했다.
광고 로드중
● “정치 상황이 경제자유 토대 훼손”
조세 부분의 자유도 역시 평가 대상국 가운데 하위권에 머물렀다. 헤리티지 재단은 한국의 조세 부문 자유 지수를 59.6점으로 부여해 ‘부자유’ 등급으로 평가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조세·사회보장기여금의 정도를 뜻하는 국민 부담률이 28.9%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소득세와 법인세 최고세율 및 국민부담률이 높을수록 조세 자유도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다.
최근에는 지난해 12월 계엄 이후 탄핵정국으로 인한 정치적 불안정성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의 현 정치 상황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정치 스캔들과 부패가 (한국) 정부의 청렴성과 경제적 자유의 토대를 계속 훼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한국의 경제 역동성이 현재 정치적 혼란에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한국 경제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갖추기 위해 노동시장 개혁 등 근본적인 구조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경직적인 한국의 노동시장은 기업들이 해외로 투자하도록 만들어 일자리가 줄고 성장률이 둔화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며 “정치적 불안정성이 해소된 이후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시급히 노동 개혁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이 지금과 같은 노동 규제와 조세 제도를 유지할 경우 외국 기업의 투자 유치는 힘들어지고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만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광고 로드중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