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양제철소 생산 현장 영하 196도까지 견뎌 LNG탱크로… 니켈강과 성능 비슷, 가격 30% 저렴 포스코, 국제기관에 기술표준 등록… 10여년 연구 끝에 독자개발-양산 美의 중국산 후판 대체 활용될 듯
전남 광양제철소의 고망간강 후판 생산 공정. 중간재인 고망간강 덩어리가 발주사가 요구한 규격대로 압연 과정을 거쳐 후판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 10년 연구 끝에 개발한 ‘초격차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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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고망간강의 독자 기술을 보유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국제 환경 규제로 LNG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포스코는 2008년부터 LNG의 저장 및 운송을 위한 신소재 개발, 그중에서도 고망간강 개발 및 양산에 착수했다. 하지만 망간을 철에 넣게 되면 강도는 높아지지만 인장력이 약해지는 단점이 발생했다. 일본 철강업계가 고망간강 개발을 포기한 것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10여 년간의 연구 끝에 니켈강 특성을 보유하며 가격은 저렴한 고망간강 개발에 성공했다. 포스코는 단순 개발을 넘어 미국재료시험협회(ASTM), 국제해사기구(IMO) 등 소재 및 선박 관련 국제기관에 기술 표준을 등록하는 데도 성공했다. 고망간강을 각종 선박 및 LNG 저장 탱크에 사용해도 된다는 안전성을 입증받은 것이다.
● ‘트럼프 스톰’에 K조선과 시너지 급부상
전남 광양제철소 내에 위치한 제2 LNG 터미널 7호기 탱크 내부. 탱크 내부가 포스코의 고망간강 철강 제품으로 둘러싸여 있다. 포스코그룹 제공
국내 철강업계가 생산한 고망간강은 향후 한미 양국의 조선 협력 과정에서 중국산 후판을 대체할 주요 소재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기적 성질이 없는 고망간강은 은폐(스텔스) 성능을 낼 수 있어 미국이 요구하는 최첨단 함정의 제작 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2일 발표한 ‘미국 해양 조선업 시장 및 정책 동향을 통해 본 우리 기업 진출 기회’ 보고서에서 “국내 조선사의 중국산 후판 사용 비중이 지난해 36%를 넘어섰다”며 “미국의 중국 철강 제재가 국내 업계의 중국산 제품 사용에 미칠 영향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국내 조선사들의 중국산 후판 사용을 경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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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