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2024.10.09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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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난 조선일보 폐간에 목숨 걸었다”고 말하는 육성 녹음이 공개됐다. 한 시사주간지 편집위원이 유튜브 방송에 나와 공개한 녹음 파일에 따르면 김 여사는 “못된 놈들”이라며 주류 신문사를 비판하면서 문제의 발언을 했다. 조선일보가 명태균 씨에게서 윤 대통령 부부의 통화 녹음이 담긴 자료를 확보한 사실을 알고 크게 화를 냈다는 것이다. 이 편집위원은 통화 시점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라고 했고, 통화 상대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김 여사의 이 발언이 정확히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는 알 수 없으나 대통령 부인이 대단한 권력자인 양 행세하며 그 권력을 특정 언론을 향해 휘두르겠다는 듯 강한 적대감을 표시한 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김 여사는 지난 대선 때도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인을 겨냥해 “내가 정권 잡으면 완전히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는 육성 녹음이 공개된 적이 있다. “권력이란 게 잡으면 수사기관이 알아서 입건하고 수사한다”며 한 얘기였다. 그 보복 행위를 ‘폐간’으로 구체화해 말한 셈이다.
신문사 강제 폐간은 일제강점기에나 자주 있었던 일이다. 정부 수립 이후에도 1980년 신군부 주도의 언론사 강제 통폐합 조치로 일부 신문사가 폐간되는 등 아픈 역사가 있지만 극히 예외적인 일이었다. 아마 정치인이나 공직자가 이런 얘기를 했다면 자리를 내놨어야 할 것이다. 사적 대화였다고는 하나 대통령의 부인이 어떻게 ‘폐간’을 입에 올리나. 이번 비상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계획까지 오버랩되면서 대통령 부부가 대체 어떤 언론관을 갖고 있었던 건지 혀를 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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