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준법 감시 등 강화 역점 KB금융 “M&A-전략 전문가 영입” 당국 ‘이사회 역할 강화’ 요구 부응 일부선 “인재풀 좁아 인선 난항”
5대 금융지주가 임기 만료를 맞은 사외이사를 금융 전문성을 갖춘 인물 등으로 대거 교체하고 있다. 지난해 전 금융권에서 2600억 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하면서 내부통제 강화 필요성이 대두된 가운데 금융당국도 이사회 역할 강화를 주문하고 있어서다. 우리금융 등은 내부통제 전문가 모시기에 나섰다.
우리금융이 사외이사 선임에 있어서도 내부통제를 강조하는 것은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의 충격 수습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자본시장과 학계에서 금융 관련 전문성과 명망을 두루 갖춘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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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그룹도 27일 신임 사외이사 후보자를 확정해 고시할 예정이다. 하나금융 사외이사 9명 중 임기 만료 예정자는 5명이다. 신한금융그룹, NH농협금융그룹 등도 다음 달 중 사외이사 교체를 알릴 예정이다. 신한은 9명 중 7명이, NH농협은 6명 중 5명이 임기 만료 대상자다.
5대 금융의 사외이사 교체 움직임은 경영진 감시·견제라는 이사회 본연의 기능이 무력화됐다는 세간의 비판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금융당국도 앞서 이사회의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 매매계약 당일 리스크관리위원회와 이사회를 불과 20분 간격으로 개최했다는 점, KB국민은행에서도 해외 자회사(전 KB부코핀은행)에 대한 유동성 지원 결정 시 송금 당일 이사회에 보고하고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사후적으로 개최한 사실을 꼬집었다.
금융당국은 앞서 2023년 금융지주 및 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 관행을 내놓고 사외이사 후보군 관리의 필요성 등을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인재풀 자체가 좁아 당국의 눈높이를 맞추기 쉽지 않다는 볼멘소리도 흘러나온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이사회가 감시·견제라는 본연의 기능을 확보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금융권 내부통제 실패 이슈에 따른 이사회 책임론이 주목받으면서 사외이사를 맡을 후보군 찾기가 쉽지 않아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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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무경 기자 y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