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호 관세 조치가 완성되면 수많은 무역 상대국에 대한 관세가 인상되고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무역 규범과 어긋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런 움직임은 WTO의 최혜국 지위 패러다임을 훼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글러스 어윈 다트머스대 경제학 교수는 ‘상호 관세는 말이 안된다’는 제목의 WSJ 칼럼에서 “다른 나라가 우리가 내야 할 관세를 결정하게 하는 게 어떻게 미국 국익에 이롭냐”며 “상호 관세는 공평한 말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끔찍한 생각이며, 미국의 관세 정책을 다른 국가보고 정하라고 아웃소싱 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상호 관세는 다른 사람이 스스로 발에 총을 쏜다고 해서 자신도 스스로 발에 총을 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보도했다. WP는 “상호주의는 매력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관세를 누가 내는지 기억해야 한다”며 “관세는 미국 수입업체가 내는 것이고, 결국 그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된다”고 꼬집었다. WP는 “미국이 내딛고 있는 무역전쟁에서 다른 전선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며 “다른 국가들이 무역 전쟁에서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건 미국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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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조치가 실제로 기능하기까지 현실적 장벽이 엄청나다는 점에 주목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한 관세 계획의 폭은 숨 막힐 정도로 넓어서 상무부와 미 무역대표부(USTR)에 엄청난 과제를 안겨줄 것”이라며 “각각 수천 개의 관세 코드와 관세 일정을 가진 200여 개 국가에 대해 분석과 계산을 해야 하며, 각 국가의 규정과 재정 정책 및 보조금을 따져보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고 전했다.
한편,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위협용’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의 관세 공격은 짖는 소리일 뿐 물지는 않는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오늘 발표는 세계를 굴복시킬 명령이었지만 구체적인 세부 사항이 거의 없다”며 “적용 시기도 제시하지 않은 모호한 문구의 메모”라고 평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